국견(國犬) 선물에 '만남' 연주까지…중앙아 3국의 특별한 국빈 대접
예정에 없던 차담·오찬 등 친교활동
철갑상어·'뚝배기 라면' 테이블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중앙아시아 3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중앙아시아의 협력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예정된 정상회담 이외에도 오찬, 만찬, 비즈니스 포럼, 문화공연, 공항 환송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일정을 윤 대통령과 동행하면서 양국 간 신뢰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우선 첫 순방국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 내외가 윤 대통령 부부와의 국빈 만찬 후 국견(國犬)인 '알라바이' 3마리를 소개했고,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알라바이를 굉장히 예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인 11일 윤 대통령 부부는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의 부친이자 최고지도자인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내외와 오찬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투르크 최고지도자는 알라바이 두 마리를 혈통증명서와 함께 윤 대통령 부부에게 '깜짝 선물'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시 투르크 최고지도자는 한국에 도착하면 강아지들이 먼저 와 있을 것이라고 얘기를 했다"며 "다만 실질적으로는 여러 검역·운송 등의 문제가 있어서 18일 알라바이가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투르크 최고지도자 내외는 기온이 4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날씨 속에서 공항에 직접 환송을 나왔고, 전용기가 이륙할 때까지 손을 흔들며 윤 대통령 부부를 환송했다. 이에 화답하기 위해 우리 측에서도 기내 방송을 통해 창가에 착석한 수행원들은 손을 흔들어 달라고 방송하기도 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문화공연이 있던 날인 12일(현지시간) 공연 시작 전 카자흐 대통령이 국견 품종인 '타지'를 윤 대통령 부부에게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도 윤 대통령 부부는 타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카자흐 대통령 측에서 즉석해 차담을 요청, 40분간 대화가 이어졌다. 카자흐 대통령 역시 윤 대통령 부부가 카자흐를 출국할 때 공항으로 직접 환송에 나섰으며, 예정돼 있지 않은 오찬을 즉석에서 마련해 철갑상어 요리를 대접하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국빈 방문을 하는 김건희 여사를 위해 수주 전부터 맞춤 전통의상을 준비했다. 이 전통 의상은 의상 디자이너인 우즈베크 영부인의 조카가 직접 디자인하고, 전통 공예작가들이 자수를 놓아 완성한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전통문화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국빈만찬과 친교 오찬에서 이 전통의상을 입고 참석했다.
우즈베크의 국빈만찬도 당초 90분 예정돼 있었지만, 실제 2시간 넘게 진행이 됐고 현지 최고의 예술가들이 다양한 공연을 펼쳤다. 국립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현지 최고의 가수들이 '돌아와요 부산항에', '만남' 등 한국 노래를 연주했으며,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곡을 알아내라는 우즈베크 대통령 지시에 따라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연주되기도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학창 시절 좋아하던 노래 두 곡이 돈 매클린의 '아메리칸 파이'와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인데 우즈베크에서 먼저 알고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는 뜻을 전했다.
우즈베크 대통령 내외는 윤 대통령의 마지막 방문지인 사마르칸트까지 직접 동행해 윤 대통령 부부에게 레기스탄 광장, 아미르 묘, 아프로시압 박물관, 울루그베그 천문대 등 주요 유적지를 직접 안내했다. 친교 오찬에서는 순방 기간 동안 한식 요리를 접하기 어려웠던 윤 대통령 부부를 위해 '뚝배기 라면'을 테이블에 올렸다. 오찬 후 공항으로 이동할 때도 정상 내외가 동승해 함께 이동했고, 우즈베크 대통령이 비행기 앞까지 나와서 배웅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순방을 수행하면서 느낀 점은 중앙아시아 3국의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조금이라도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예정되지 않았던 차담이나 오찬 등의 계기를 여러 번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또 윤 대통령 부부가 여러 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평소 동물사랑 메시지를 내며 활동하다 보니 상대국에서도 이런 점을 외교활동에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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