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처럼 흘러간 10년…악뮤의 환상동화 [쿡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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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짹, 새소리가 들려오는 숲속이 KSPO 돔에 펼쳐졌다.
악뮤가 15, 16일 이틀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연 '10VE'는 10년 세월을 아우른 추억의 일기장이었다.
실내 공연장을 단숨에 페스티벌로 만든 악뮤의 10년 관록이 느껴졌다.
공연 첫날엔 이효리가, 이튿날엔 아이유가 현장을 찾아 악뮤의 10년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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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짹, 새소리가 들려오는 숲속이 KSPO 돔에 펼쳐졌다. 요정이 살 것만 같은 잔디 언덕을 재현한 무대가 이윽고 암전되고 어린이 합창단의 꾀꼬리 같은 노랫소리가 적막을 깼다. 맑디맑은 목소리로 부른 곡은 ‘오랜 날 오랜 밤’. 숭고함마저 느껴지는 무대 한 쪽에서 이찬혁과 이수현이 한 편의 뮤지컬처럼 등장하자 객석 곳곳에선 탄성이 절로 나왔다. 10주년을 기념한 남매 듀오 가수 악뮤의 공연 모습이다.
악뮤가 15, 16일 이틀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연 ‘10VE’는 10년 세월을 아우른 추억의 일기장이었다. 10년과 사랑(LOVE)을 조합한 공연명처럼 매 곡마다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넘실댔다. 양일 동안 관객 2만1000명이 악뮤의 애정 가득한 시간들을 함께 반추했다.
이들은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이찬혁은 ‘벤치’에서 마이클 잭슨이, 이수현은 ‘리-바이’에서 앳된 디바가 됐다. 개방형 무대에 풍부한 밴드 세션부터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뮤지컬 배우 등이 더해지자 공연이 담아낼 수 있는 폭도 넓어졌다. 무대는 재즈 클럽이다가도 동화 속 세상과 꿈속 낙원이 되기도 했다. 악뮤가 노래에 실어 보낸 사랑의 초대장에 객석은 환호로 화답했다. 12년 전 SBS ‘K팝스타’ 출연 당시 발표한 ‘크레센도’·‘외국인의 고백’ 메들리와 지난 3일 발표한 신보 ‘러브 에피소드’ 수록곡 ‘히어로’·‘케익과 평화’ 등 세트리스트도 10년 세월을 아울렀다.
관객은 단순한 감상자가 아닌 공연의 일부였다. “더 크게!” ‘물 만난 물고기’에서 코러스를 선창하던 이찬혁이 외치자 관객들은 홀린 듯 멜로디를 흥얼댔다. 가수가 객석에 손 내미니 호응도가 높아지는 건 당연할 수밖에. 실내 공연장을 단숨에 페스티벌로 만든 악뮤의 10년 관록이 느껴졌다. “노래만 들으러 오는 공연보다 사랑을 듬뿍 채워가길 바랐다”(이찬혁)는 공연 의도가 돋보인 부분이다.
악뮤는 “관객이 소풍처럼 공연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이찬혁)에 연출부터 세트리스트와 모든 제작 과정에 함께했다고 한다. 무대 디자인 주제로 내세운 건 데뷔 앨범 ‘플레이’의 숲속 요정 콘셉트다. 이들은 열일곱, 열넷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도 했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자리에 동료 가수들도 힘을 보탰다. 공연 첫날엔 이효리가, 이튿날엔 아이유가 현장을 찾아 악뮤의 10년을 축하했다. 과거 악뮤 첫 콘서트 게스트로 왔던 아이유는 “내 식구가 잘된 기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남매는 지난 10년을 “매 순간 소중하고 반짝였던 시간”(이수현)으로 회상했다. 이찬혁은 “이번 공연에 우리의 삶과 기쁨·슬픔·감동을 다 담으려 했다”며 “지난 세월을 추억하며 기억의 비눗방울을 만들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마지막 곡인 ‘그때 그 아이들은’을 통해 악뮤는 그간의 역사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화려하고 순수했던 꿈, 너의 두 손에 넘쳐 흘렀던 그 한 움큼은 꼭 쥐고 살아가길, 세상이 낯설어도 훗날 모두 이뤄 보일 거야, 내가 알던 그때 그 아이들은….”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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