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간호사에 불똥… 상반기 대학병원 채용 단 1곳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으로 경영난에 빠진 대형병원들이 신규 간호사 채용을 잠정 중단했다. 의정 갈등의 불똥이 튄 예비 간호사들은 졸업을 미루고 휴학을 고려하고 있다.
16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중 올해 신규 간호사 채용 의사를 밝힌 곳은 상반기 중앙대병원, 하반기 원광대병원 등 두 곳뿐이다.
거의 매년 세자릿수 규모의 신규 간호사를 채용해온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은 올해 안에 내년도 신규 간호사 채용 공고를 낼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을 만큼 암담한 실정이다.
빅5 병원 중 한 곳의 관계자는 "2025년도 신규 간호사 채용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며 "정부는 7월과 10월 동시 채용하겠다고 했지만,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건 아니지 않나. 병원 사정이 너무 어려워서 언제 채용 공고를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간호대생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간호사를 준비하는 모임(간준모)'에는 최근 휴학을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회원은 "대학병원들이 올해 채용할 계획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했다"며 "이러려고 4년 동안 열심히 했나 싶으면서 번아웃이 와서 너무 우울하다"는 글을 올렸다. 작성자는 "지금 졸업한다해도 문제는 전국이 비상이라 분명히 지방에 있는 종합병원에도 엄청 몰릴 것 같다"며 "이 상태면 저는 종합병원 취업도 불투명해서 차라리 1년 건너뛸까 싶다"고 했다.
해당 글에는 "교수님들은 휴학을 추천하시더라. 하반기까지 가봐야 알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답이 안 나온다", "저희 교수님은 날이 갈수록 더 힘들거라면서 휴학을 비추하셨다", "휴학해봤자 내년에 상황이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 등 댓글이 달렸다.
커뮤니티에는 "시기가 시기인지라 너무 걱정된다", "작년엔 불취업이라고 했는데 이번년도는 정말 용암취업인 것 같다. 내년이라고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 "휴학 생각이 굴뚝같지만 내년은 더 힘들 것 같아 그냥 버텨야겠다", "상황이 언제 나아질 지도 모르고 앞으로 취업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다" 등 글이 잇따랐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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