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Stage]獨명문 악단 악장으로 어느덧 6년…이지윤 "여전히 행복"
"이름 건 첫 독주회…가장 익숙한 작곡가로 꾸며"
"여전히 행복하다. 악단의 연주가 없을 때는 유럽의 다른 도시에 가서 독주회, 협연, 실내악 연주를 한다. 많은 무대를 통해 저의 연주를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행복할 따름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은 아시아경제와 서면 인터뷰에서 독일 명문 악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악장으로서의 지난 6년 삶에 대한 소회를 이같이 풀었다. 2019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행복을 얘기했던 그는 여전히 행복을 얘기했다. 악단의 역대 최연소 악장인 만큼 시간이 흐르면서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이지윤이 일하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창단한 지 450년이 넘은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명문 악단이다. 1570년 창단해 펠릭스 멘델스존, 리하르트 바그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전설적인 작곡가들이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다.
이지윤은 2017년 9월 악단에 입단해 2018년 5월 동양인 최초, 여성 최초, 역대 최연소 종신 악장이 됐다. 독일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을 고민하던 시점에 지원한 악장 오디션은 이지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꿨다.
"음악적 깊이, 삶의 태도, 습관이 모두 바뀌었다. 여러 작곡가의 음악을 다루면서 어떤 작곡가가 어떤 언어를 쓰는지 배웠다. 베토벤인지, 드뷔시인지, 작곡가에 따라 음악적 표현이 다른데, 그런 것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이지윤이 오는 2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독주회를 한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첫 독주회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연가곡 '베젠동크 가곡' 중 '꿈'을 첫 곡으로 연주한다. 이어 요한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로베르트 슈만의 '3개의 로망스'를 연주하고 요하네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그는 독주회에서 연주할 작곡가 4명에 대해 "가장 많이 다뤄보고 연주해본 작곡가들"이라며 "처음으로 제 이름을 걸고 하는 독주회이기 때문에 가장 편하게 느끼는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모았다"고 했다.
반주는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성신여대 교수가 맡는다. "2020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독주회 때 처음으로 같이 연주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때여서, 리허설도 많이 못 하고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음악적 코드가 잘 맞고 느낌이 통했다. 피아니스트 중에 현악 반주를 잘 맞춰주는 분들이 많지 않은데, 천성적으로 반주자로서의 역할을 잘 맞춰주시는 분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같이 할 수 있는지 연락을 먼저 드렸다.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감사하다."
이지윤은 올해 여러 차례 한국에서 공연한다. 지난 4월3일에는 2024년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의 개막 연주를 맡았다. KBS교향악단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했다. 그는 40분에 이르는 긴 곡을 연주하는 중간중간 연주를 쉴 때면 계속 눈을 감고 음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습관은 아니고, 오케스트라와 저의 소리에 집중하기 위해 눈을 감는다. 시각을 닫으면 청각에 더 집중이 잘 된다. 그래서 중간중간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한다."
이지윤은 하반기에도 활발하게 국내에서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29일 독주회에 앞서 오는 20일에는 성남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마티네 콘서트에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드보르자크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독주회를 마친 뒤 독일로 갔다가 7월에 다시 귀국해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4차례 연주를 선보인다. 이지윤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 등과 함께 '평창 드림팀'이라는 실내악단으로 두 차례 연주회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지윤은 "10월에는 아트센터인천에서 경기필하모닉과 협연이 예정돼 있고, 11월, 12월에도 계속 한국에서 다양한 연주들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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