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녹색당 패배… “기후정당으로 협소화, 사회민주당과 연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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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녹색당은 705명으로 구성된 의회에서 10%의 의석을 차지했다.
유럽이 세계적으로 가장 야심찬 녹색 정책을 추진해온 배경에는 이들 녹색당이 있었다.
유럽 녹색당의 부총재인 바스 에이코우트는 녹색당이 사회민주당과 협력해 기후에 충실하면서도 보수와 극우에 맞서는 강력한 진보적 대안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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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녹색당은 705명으로 구성된 의회에서 10%의 의석을 차지했다. 유럽이 세계적으로 가장 야심찬 녹색 정책을 추진해온 배경에는 이들 녹색당이 있었다. 하지만 202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녹색당은 자신이 가졌던 의석의 3분의 1을 잃었다. 특히 5년 전 선거에서 눈부신 승리를 거뒀던 독일에서 참패했다. 녹색당에 표를 몰아줬던 독일 청년층은 이번엔 극우 정당으로 몰려갔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6일 ‘유럽 선거의 음울한 결과는 녹색당의 자기 탐구를 촉발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럽 녹색정치의 실패를 분석했다.
NYT는 먼저 지난 5년간 유럽 유권자들의 관심사가 변하면서 녹색당의 호소력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방과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고,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위기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민 억제가 주요한 관심사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중도 정당들이 녹색당의 의제를 상당 부분 수용함으로써 녹색당의 지지를 잠식한 영향도 있다. 녹색당은 이들의 접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그 결과 녹색당은 기후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협소한 정당으로 여겨지게 됐다.
보다 큰 틀에서 보자면, 문화전쟁의 일환으로 전개되는 기후 정책에 대한 공격, 경제난에 편승한 극우 정당들의 부상이 녹색당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빼앗아 갔다.
녹색당이 유럽 전역에서 실패한 것은 아니다. 덴마크나 핀란드,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에서는 여전히 선전했다. 전통적으로 녹색당이 약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에서 녹색당 후보가 처음으로 당선된 것도 의미가 있다.
특히 기후운동, 농민운동, 극우운동이 각자 강력한 힘을 가진 네덜란드에서 녹색당이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노동당과 함께 출마해 극우 정당을 2위로 밀어낸 것은 주목할 만하다. 유럽 녹색당의 부총재인 바스 에이코우트는 녹색당이 사회민주당과 협력해 기후에 충실하면서도 보수와 극우에 맞서는 강력한 진보적 대안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민주당의 연대를 통해 녹색당은 정체성을 다양화하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또 기후 문제가 부유한 이들의 관심사라는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브뤼겔의 기후정책 전문가인 시몬 타글리아피에트라는 녹색 전환을 강렬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도 극빈층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녹색 전환 비용이 일반 노동자들에게 전가된다면, 그 변화는 불평등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으로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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