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물범, 백령도만 산다?…대청도·소청도에서도 서식 확인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일대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점박이물범이 서해 북단 대청도와 소청도에서도 목격됐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달 23~25일 현장 조사를 통해 대청도와 소청도 일대에서도 점박이물범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두 섬에서 각각 2마리씩 관찰됐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무늬 등을 조사한 결과 대청도와 소청도에서 발견된 점박이물범들은 각각 다른 개체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점박이물범의 대청도 서식지는 갑죽도(대갑죽도, 소갑죽도) 일대다. 서풍받이 해안과 마당바위 해안, 지두리 해안 서쪽 끝 등의 암초 지역이다. 대청도 주민들은 “갑죽도에선 점박이물범이 겨울에도 관찰되고 지난 2011년 11월 말부터 12월 초엔 10여 마리가 머문 적이 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고 한다.
소청도에선 등대 주변 지역인 안가둔이, 바깥가둔이 일대에서 발견됐다. 분바위 일대와 작은 삭금, 물금지 등 암초 지역이다. 소청도 주민들도 “4월 중순에서 11월 말까지 점박이물범이 관찰되는데 4~5마리가 모여있기도 한다. 까나리나 멸치, 정어리 떼 등이 들어오는 시기에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점박이물범은 황해에 1500마리가 서식하고 있는데 이 중 300~350여 마리가 봄부터 늦가을까지 백령도에 머문다. 겨울철에는 번식지인 중국 발해만 일대로 이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3월 충남 태안군 마검포항과 2022년 2월 및 2023년 12월 백령도에서 하얀 배내털을 가진 태어난 지 1개월 이내의 점박이물범의 사체가 발견되는 등 한반도 연안 번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갈밭이나 바위에서 쉬고 있는 새끼 물범을 봤다”는 백령도 주민들의 목격담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백령도를 비롯한 주변 지역에서도 점박이물범이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정부 차원의 전문 조사와 점박이물범을 위한 연구·구조기관 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지금까진 점박이물범의 서식지를 백령도로 한정해 조사했는데 대청도·소청도 일대에서도 서식하는 것이 확인된 만큼 행정기관은 서식 현황 조사 지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인천녹색연합은 백령도 서식지뿐만 아니라 두 섬의 권역까지 확대해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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