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토크] 자율주행 놀라운 기술인데…막장 사람들 "여긴 10년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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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는 날은 여전히 멀어 보입니다.
심지어 광업계가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즉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이 주목받기 훨씬 전 일이었습니다.
고마쓰 제작소와 업계에서 쌍벽을 이루고 있는 미국 캐터필러도 2022년 이미 500대 이상의 자율주행 트럭을 팔았으며, 호주를 비롯한 유명 광산 단지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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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실수해도 목숨 잃는 위험한 작업 환경
혁신, 자동화 지향적인 산업 지형으로 이어져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는 날은 여전히 멀어 보입니다. 테슬라 FSD(Full-Self Driving)는 거듭 충돌 논란에 휩싸이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먼저 도입한 '로보택시'도 찬반 여론이 극명합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도로 상황에서의 이야기입니다. 광업 단지에선 이미 자율주행 차량이 활발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광업계가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즉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이 주목받기 훨씬 전 일이었습니다.
'광산'에선 이미 자율주행 트럭 돌아다닌다
지난 3월 세계 최대의 광산업 장비 제조사 중 한 곳인 '고마쓰 제작소'는 자사 광물 운반 트럭의 자율주행 시스템 판매량이 700대를 돌파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트럭들은 이미 세계 광산업단지 도처에 배치됐으며, 벌써 수만㎞를 달리고 수만톤(t)의 광물을 실어 날랐습니다.
고마쓰 제작소와 업계에서 쌍벽을 이루고 있는 미국 캐터필러도 2022년 이미 500대 이상의 자율주행 트럭을 팔았으며, 호주를 비롯한 유명 광산 단지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광산에서 쓰이는 운반 트럭은 '헐 트럭(Haul truck)', 혹은 '울트라 트럭'이라 불립니다.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형 트럭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를 보유했으며, 한 번에 400~500t짜리 광물을 실어 나를 수 있습니다. 캐터필러, 고마쓰 같은 중공업 제조업체는 이미 2013년경부터 헐 트럭에 자율주행 모듈을 탑재해 판매해 왔습니다. 이런 무인 헐 트럭을 'AHS(Autonomous Haul System·자율주행 운반 체계)'라 합니다.
11년 전부터 활성화…알파고 나타나기 3년 전
즉 광산업계는 아직 IT 업계에서 인공지능(AI)이 화제에 오르기도 전부터 이미 무인 수송 시스템을 구축해 왔던 셈입니다. 오늘날 신경망 기반 AI의 효시가 된 영국 '딥마인드'가 구글에 인수된 게 2014년, 알파고를 세상에 드러낸 게 그로부터 2년 뒤인 2016년이니까요.
실리콘 밸리 테크 기업들도 좌절을 맛보고 있는 자율주행 사업을 광업 기업들이 성공한 원인은 사실 단순합니다. 우선, 오늘날 호주 등 선진국 광산 시설은 대부분 무인화됐습니다. 따라서 기초적인 자율주행 모듈을 탑재한 헐 트럭만으로도 제법 안정적인 운반 시스템과 교통 체계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목숨 걸고 자원 캐는 광산, 혁신을 강요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변수는 자동화 기술 도입에 대한 광산업계의 의지였습니다. 사실 선입견과 달리 광업은 최첨단 IT와 통신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업계로 유명합니다. 로보틱스, 원격 조종, 사물인터넷(IoT) 센서도 다른 업계보다 훨씬 빨리 받아들였습니다.
일례로 지하 광산 내 원격 조종 시스템은 1970년대 중반에 이미 도입됐습니다. 특정 업무를 완전히 자동화한 로보틱스 시스템은 2000년대 초부터 광산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광산업이 자동화에 사활을 걸게 된 배경에는 극히 위험한 작업 환경이 있습니다. 예전부터 지하 광산은 안전 문제로 악명 높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방된 광산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비가 내려 진흙이 생기면 육중한 운반 트럭이 미끄러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치명적인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근로자의 생명을 보호하려면 궂은 날씨엔 일을 시킬 수 없으니 작업 진척도 느려집니다.
실제로 캐터필러 같은 기업들은 AHS의 강점을 '날씨와 상관없이 24시간 내내 작동할 수 있는 안정성'에 있다고 봅니다. 덕분에 AHS를 도입한 광산에선 비용을 20% 감면하고 생산성은 30% 향상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광산업계의 혁신 지향은 극악한 노동 환경이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였던 셈입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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