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하고 한국 투어?…'벤탄쿠르 핵폭탄급 발언' 일파만파→토트넘도 영향 받나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손흥민, 그리고 한국인을 향한 인종 차별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오는 여름 토트넘 홋스퍼의 방한 프리시즌 투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벤탄쿠르는 지난 15일(한국시간)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녀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셔츠를 받을 수 있겠냐고 요청을 받았다.
벤탄쿠르는 "쏘니 거? 쏘니 사촌 거는 어때?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받아쳤고 이 발언이 인종차별로 인식돼 논란이 불거졌다. 남미 사람들이 아시아인들을 크게 구분하지 못한다는 인식에서 발생한 아주 질 나쁜 농담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통해 "쏘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라며 "내가 널 정말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나 다른 사람들을 상처 주지 않으려 한다는 걸 알 거야. 사랑해 쏘니"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이제 영국에서도 보도되기 시작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이 이날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한국 사람들에 대한 나쁜 발언으로 사과했다"라며 "해당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면서 빠르게 비판을 받았다. 벤탄쿠르는 인스타그램에 이슈에 대해 사과했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이미 여러 차례 인종차별의 대상으로 표적이 됐었다. 독일 시절은 물론 토트넘 이적 후에도 'DVD', '개고기' 등 한국과 아시아인들을 비하하는 단어들로 현지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토트넘은 그때마다 성명서를 내고 인종차별을 규탄해 왔다. 지난해만 해도 2월 웨스트햄 원정 2-0 승리 후 그는 웨스트햄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당시 토트넘은 성명서를 내고 "우리는 경기 중 손흥민에게 직접적으로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적 욕설이 있었다는 걸 인지하게 됐다"라며 "우리는 손흥민을 지지하며 다시 한번 SNS 회사와 당국에 조치를 요구한다"라고 전해 손흥민을 보호했다.
이후 지난해 3월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손흥민이 또다시 인종차별을 당했다. 당시 인종차별을 한 44세 남성은 3년간 경기장 출입 금지와 60시간 봉사활동, 그리고 벌금 1384파운드(약 243만원)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토트넘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현지 팬들도 이와 관련해 구단이 입장이 나오지 않자, 화가 난 상태다.
지난 2022년 1월 토트넘에 합류해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은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대표 선수로 몇 개월 뒤, 카타르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적으로 만나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월드컵 직전, 손흥민이 마르세유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안와골절상을 당하자, 벤탄쿠르가 그를 위로하기도 했다.
반대로 손흥민이 벤탄쿠르가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장기간 결장한 뒤 복귀전을 치르자, 토트넘 팬들 앞에 데리고 가 인사를 시키는 등 주장으로서의 모습도 드러내 훈훈함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벤탄쿠르가 갑자기 자국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면서 여론은 급격히 나빠졌다.
문제는 토트넘이 곧바로 올여름 한국에서 프리시즌 투어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토트넘은 오는 7월 2024-2025시즌을 앞두고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참여한다. 토트넘은 7월 31일 팀K리그, 그리고 8월 3일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두 차례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2022년 당시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로 첫 방한 투어를 진행했던 토트넘은 2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한국 방문 전에 일본에서 빗셀 고베와 친선 경기를 치르고 입국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방한은 2년 전과 달리 손흥민이 팀의 주장으로 방한하는 첫 투어여서 의미가 더욱 크다. 창단 첫 비유럽권 선수 주장인 손흥민은 선수단 내 신망이 두텁고 토트넘에서 가장 오랜 시간 활약한 선수로 구단 내 입지가 아주 탄탄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이슈가 발생하면서 토트넘의 프리시즌 투어에도 악영향을 끼칠지 우려된다. 밝은 분위기 속에서 투어를 했던 2년 전과 다른 분위기일 가능성이 있다.
현재 손흥민을 비롯해 토트넘 구단은 이번 이슈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어 국내외 토트넘 팬들의 여론은 더욱 좋지 않다. 벤탄쿠르의 사과문도 24시간이 지나 사라졌다.
한편, 벤탄쿠르 발언 파문 뒤 한국에 있는 토트넘 공식 서포터들도 입장문을 내고 토트넘 구단의 강경 대처를 촉구하고 나섰다.
공식 서포터 운영진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손흥민 선수에 대한 인종차별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벤탄쿠르의 이러한 행동은 우리 구단의 가치와 스포츠 정신에 반하는 것임이 분명하며 용납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라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릴리화이츠 카페' 스태프 및 사우스 코리아 스퍼스(South Korea Spurs) 공식 서포터 스태프들은 구단 및 현지에서도 (이 사건을) 인지했을 것이라 생각하며 구단의 대처, 징계를 현지 시간까지 기다린 후 이에 맞는 공식 대응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토트넘 입장과)별개로 구단에 벤탄쿠르 선수를 비롯해 팀에서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구단 차원에서의 관리를 요청 할 것입니다"며 "올 여름 프리시즌 아시아(한국, 일본) 투어를 앞둔 채 아시안 인종차별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안타까움을 표합니다"라고 토트넘 투어 직전 이런 일이 생긴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쿠팡플레이, 토트넘, 바이에른 뮌헨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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