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쾅쾅' 방심한 순간 넘어간다, '화수분 홈런' 올 시즌 삼성이 달라진 이유

윤승재 2024. 6. 1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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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현-이성규. 삼성 제공


경기는 패했지만 삼성 라이온즈 타선의 달라진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삼성은 지난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올 시즌 KBO리그 처음으로 백투백투백 홈런을 쏘아 올렸다. 

6회 초 홈런 세 방이 연달아 터졌다. 0-1로 끌려가던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성규가 좌월 솔로홈런을 날려 1-1을 만들었다. 상대 선발 카일 하트의 131km/h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비거리 125m의 좌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후 이재현의 방망이가 빛났다. 하트의 초구 139km/h 컷 패스트볼을 퍼올려 이성규의 홈런과 같은 곳으로 날아가는 홈런을 쏘아 올린 것. 백투백 홈런이자 2구 연속 아치를 그려낸 삼성 타자들이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후속 타자 구자욱이 6구 풀카운트 승부까지 끌고간 끝에 129km/h 슬라이더를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백투백투백 홈런을 완성했다. 3타자 연속 홈런은 올 시즌 1호이자, KBO리그 통산 28번째다. 

삼성 구자욱. 삼성 제공


올 시즌 삼성의 달라진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 장면이었다. 삼성의 올 시즌 팀 홈런은 71개. 리그 10개 구단 중 최다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리그 평균(65개)보다 더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삼성의 홈런이 리그 평균보다 많았던 시즌은 정규시즌을 2위로 마무리했던 2021년이었다. 당시 리그 평균 116홈런이 나온 가운데, 삼성은 133개의 홈런을 때려내 해당 부문 리그 3위에 올랐다. 소위 암흑기라 불리는 2016년부터의 성적을 봐도 삼성이 리그 평균보다 더 많은 홈런을 때려낸 건 지난 8년간 두 차례(2019년 122개, 2021년)뿐이었다. 

홈런을 때려내는 선수층이 두터워진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시즌 초반 주전 유격수 이재현이 부상으로 빠져있는 사이 김영웅이 1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만개했고, 김영웅이 최근 주춤하자 이번엔 돌아온 이재현이 3경기 연속 아치를 그려내며 맹활약 중이다. 여기에 그동안 '아픈 손가락'으로 분류되며 꽃을 피우지 못했던 이성규가 올 시즌 커리어하이 홈런(11개)을 때려내며 그 뒤를 받치고 있다. KT 위즈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한 박병호까지 부활, 그야말로 홈런이 화수분처럼 다양한 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삼성 박병호. 삼성 제공
삼성 김영웅. 삼성 제공


삼성은 올 시즌 LG 트윈스와 함께 역전승 1위에 올라있다. 38승 중 20승을 역전승으로 거뒀다. 특히 7회까지 뒤진 승률은 1위다. 그만큼 7~9회 사이 뒤집는 경기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당연히 이 역전승의 원동력은 '홈런'이다. 7~9회 사이 23개(리그 2위)의 홈런을 때려냈다. 6회까지 범위를 넓히면 더 압도적이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6회에 두 자릿수 홈런(14개)을 쏘아 올렸다. 경기 후반부에 더 무서워지는 삼성이다. 

삼성의 뒷심이 강해진 요인은 다양하다. 김헌곤, 이성규, 박병호 등 그동안 부진했던 선수들의 간절함이 경기력에 투영되고 있고, 마운드 뒷문이 강해진 게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는 것이 박진만 삼성 감독의 진단이다. '화수분 홈런' 덕분에 확 달라진 삼성은 하위권 예상을 뒤집고 상위권을 질주하고 있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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