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모드리치도 페리시치도 늙었다… 불꽃이 꺼져가는 크로아티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39세 루카 모드리치, 35세 이반 페리시치는 유로 2024에서 예전처럼 뛰어다닐 수 없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다. 대회 첫 경기부터 이들의 에너지 저하는 팀 패배로 이어졌다.
16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유로 2024 B조 1차전을 치른 스페인이 크로아티아에 3-0 승리를 거뒀다.
모드리치는 이 경기로 A매치 176경기 출장을 달성, 남자 축구 역사상 공동 12위가 됐다. 엄청나게 많은 경기로 크로아티아 대표팀에 헌신해 온 간판스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을 거뒀던 전성기 멤버 중에서도 최고 스타로서 발롱도르를 수상한 바 있다. 실력 면에서도 공을 다루는 기술, 넓은 시야와 경기를 해석하고 운영하는 능력 등 미드필더로서 탁월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러나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만 해도 37세 나이로 여전한 활동량을 보여줬던 모드리치는 최근 2년새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졌다. 특히 지난 시즌 레알마드리드에서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고 중요한 경기는 막판 30분 정도만 책임지는 역할을 맡곤 했다. 모드리치가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지 여부는 크로아티아 경쟁력에 있어 가장 큰 화두였다.
결국 모드리치는 90분을 모두 소화하지 못했다. 후반 20분까지 뛰고 후계자격인 루카 수치치로 교체됐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모드리치가 빠졌다는 건 전술적인 선택이 아니라 이제 체력면에서 어쩔 수 없다는 뜻이었다.
페리시치는 크로아티아 대표로 무려 133경기 33골을 기록 중인 '살아있는 전설'이다. 특히 메이저 대회에서 보여주는 엄청난 활동량과 영웅적인 득점력으로 큰 사랑을 받아 왔다. 모드리치는 월드컵에서 2014년 2골, 2018년 3골, 2022년 1골을 넣었다. 유로에서 2016년 2골, 2020년 2골을 기록했다. 중요 경기에서 결정적 한 방을 꽂아 넣을 수 있는 본능은 크로아티아의 전성기의 기라성 같은 스타들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프로에서도 대체로 좋은 경력을 쌓아 왔다. 벨기에의 클뤼프브뤼허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독일의 보루시아도르트문트와 볼프스부르크, 이탈리아의 인테르밀란, 독일의 바이에른뮌헨에서 뛰었다. 특히 인테르 시절에는 기존 포지션인 윙어가 아니라 윙백으로 변신했는데 30대 나이에도 불구하고 계속 발전하는 자세로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을 늘렸다.
프로에서 드물게 실패한 팀 중 하나가 토트넘이었다. 2022년 이적료 없이 인테르를 떠나 토트넘에 왔을 때만 해도 훌륭한 활약이 기대됐지만, 막상 기용해 보니 왼쪽 윙어 손흥민과 윙백 페리시치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등 오히려 부작용이 컸다. 그러다 장기부상까지 당했고, 최근에는 유소년 시절 친정팀 하이두크스플리트로 임대돼 뛰었다. 이달 말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면 하이두크에 완전이적하기로 이미 정해져 있다.
페리시치는 후반 11분 교체 투입돼 절반이 채 못되는 시간을 소화했다. 출장시간이 예전보다 짧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활동량이라는 장점을 재현하지 못했다. 그나마 답답했던 공격을 풀어주는 측면 돌파와 지속적인 크로스 투입으로 팀에 기여했지만 결국 동료의 슛으로 이어지긴 힘든 패스들이었다. 후반 35분 브루노 페트코비치의 페널티킥이 선방에 막힌 뒤 이 공을 페리시치가 다시 페트코비치에게 전달해 어시스트를 기록한 듯 보였으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라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함께 전성기를 열었던 동료 중 이반 라키티치는 먼저 은퇴했고, 더 어린 마르첼로 브로조비치는 중동 무대에서 뛰며 이른 노후준비에 들어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팀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기여도가 높았던 모드리치, 페리시치 두 명이 버텨줘야만 팀의 얼개가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나이와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두 선수의 출장시간이 줄어들면서 크로아티아의 전반적인 경기도 활력을 상실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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