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명' 김종민 띄운 제3 교섭단체론…민주당 내심 반기는 까닭
김종민 새로운미래 원내대표가 띄운 ‘공동 교섭단체’ 구성 제안에 야권이 술렁이고 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진보당·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 6당이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과 별도로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하자는 아이디어다.
야 6당의 원내대표(조국혁신당 황운하, 개혁신당 천하람, 진보당 윤종오, 새로운미래 김종민, 기본소득당 용혜인, 사회민주당 한창민)는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 식당에서 비공개로 오찬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김종민 원내대표는 참석자들에게 “6개 야당이 연합해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각 당의 차이나 이견도 있지만 국회 운영과 관련해서 제한적으로만 교섭단체 역할을 하면 된다”는 취지였다. 조국혁신당(12석), 개혁신당·진보당(각 3석), 새로운미래·새진보연합·사회민주당(각 1석) 의석수를 모두 더하면 총 21석으로 원내교섭단체 기준인 20석을 넘는다.
김 원내대표는 이튿날인 13일엔 페이스북을 통해 “교섭단체는 하나의 정당으로 합치자는 개념이 아니다”며 “하루아침에 결론이 안 나더라도 함께 검토해보고 의견을 모아나갔으면 한다”고 공개 제안했다. 그러면서 “정당 간 민주적 합의를 잘 이루어내는 일 잘하는 국회가 되길 희망한다”고도 적었다.
이들 중 의석이 가장 많은 조국혁신당은 교섭단체 구성에 긍정적이다. 혁신당 핵심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제대로 된 일을 하려면 교섭단체가 되는 게 필수”라며 “지금은 무소속 1석과 처지가 같다. 교섭단체 구성을 반대하는 의원은 혁신당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 전체 300석 중 과반이 훌쩍 넘는 170석을 가진 민주당도 제3의 교섭단체 등장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일방적 상임위원장 밀어붙이기에 반발하며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어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반명(反明)이던 김종민 의원이 띄운 공동 교섭단체가 가동되면 더는 민주당 단독의 국회가 아니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도 고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채 상병 특검법 등 각종 쟁점 법안을 처리하려면 반윤(反尹) 전선을 넓게 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공동 교섭단체 구성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당장 20대 국회 때도 14석의 민주평화당과 6석의 정의당이 합의해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교섭단체를 구성했다. 정의당은 이를 통해 처음으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얻었다. 20대 국회 막판엔 ▶바른미래당(8석) ▶대안신당(7명) ▶민주평화당(4석) ▶무소속 1석(김경진 의원)이 참여해 ‘민주통합의원모임’이란 교섭단체도 잠시 활동했다.
이런 전례와 필요성에도 실제 공동 교섭단체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적극적인 조국혁신당에 비해 개혁신당 등 다른 정당은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군소정당 관계자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공감대가 깊지 않은데 급하게 합치면 지지층이 반대한다”며 “이준석 의원과 이낙연 전 총리가 빅텐트를 폈다가 실패한 게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김종민 원내대표만 조국혁신당에 개별 입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 때 민주당 의원으로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적극 옹호하며 대표적인 친문계로 거듭났다. 이듬해 민주당 전당대회 때는 이를 발판으로 수석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야권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새로운미래 내부와 깊이 소통하기보다는 독자 노선 수순을 밟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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