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본선에 K리거 출격! 마틴 아담, 아칸지 튕겨내는 드리블

마틴 아담(헝가리).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울산HD 공격수 마틴 아담이 인터내셔널 매치의 끝판왕, 국가대표 메이저 대회에 데뷔했다.

15일(한국시간) 독일 쾰른의 쾰른 스타디움에서 유로 2024 A조 1차전을 치른 스위스가 헝가리에 3-1 승리를 거뒀다.

앞서 열린 전체 개막전에서 독일이 스코틀랜드를 5-1로 대파한 바 있다. 스위스와 헝가리 중 맞대결에서 승리한 팀이 조 2위를 차지하면서 독일과 함께 16강 진출을 확정할 가능성이 높았다. 중요한 경기에서 스위스가 웃었다.

K리그 등록명 마틴 아담으로 친숙하고, 헝가리식 이름으로는 아담 머르틴이다. 지난 2022년 여름 등록 기간에 K리그1의 울산HD로 이적, 한국에서 2년 동안 활약한 선수다. 울산의 붙박이 주전 공격수였던 적은 없지만 동료 스트라이커 주민규와 경쟁하면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190cm 신장도 크지만, 그보다 엄청난 덩치를 겸비하고 있어 상대 수비수의 몸싸움 시도를 원천봉쇄할 수 있는 힘이 있다. K리그를 통해 친숙한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뚱냥이'라는 애정 담긴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K리그 이적 직전이었던 2022년 초 헝가리 대표팀에서 데뷔했다. 이후 유럽을 떠나 한국 리그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서 딱히 도태되는 기색 없이 꾸준히 선발됐다. 아담의 탁월한 제공권과 몸싸움은 선발뿐 아니라 후반전 조커로 기용했을 때도 효과적이다. 왕년 헝가리 간판 공격수 설러이 아담이 지난 2022년 국가대표 은퇴한 뒤 장신 공격수라는 역할을 아담이 물려받은 셈이었다. 유로를 앞둔 시점에 A매치 22경기 3골을 기록 중이었다.

후반 34분 마르코 로시 감독이 공격 강화를 위해 아담 카드를 꺼냈다. 윙백 케르케즈 밀로시를 빼고 아담을 투입해 최전방을 강화했다. 주전 공격수 버르거 바르나바스와 나란히 배치돼 투톱을 이뤘다.

아담 투입 효과는 곧바로 눈에 보였다. 이미 경기 주도권을 가져와 한 골을 만회한 상태였던 헝가리는 동점골을 위해 더욱 몰아치기 위해 아담을 투입했다. 아담은 문전에 머무르지 않고 왼쪽 측면으로 빠지면서 첫 볼 터치를 했는데, 스타 센터백 마누엘 아칸지가 막으러 나오자 몸싸움으로 가볍게 튕겨낸 뒤 정확한 왼발 크로스를 올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틴 아담(헝가리).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쉬운 건 아담을 향한 롱 패스나 크로스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크로스도 아담이 아닌 다른 선수를 향했다. 헝가리의 몰아치는 공격은 아담 투입 후 채 5분을 가지 못했다. 이후 스위스가 빠른 공격수 브륄 엠볼로를 투입하면서 역습을 강화하자 헝가리 배후가 여러 번 공략당했고, 결국 쐐기골을 실점하면서 헝가리는 무너졌다. 막판에는 아담을 향해 일단 올리고 보는 롱 패스라도 몇 번 해볼 법했지만 그마저 볼 수 없었다.

결국 아담은 슛을 한 번도 날리지 못했고, 헤딩 경합은 단 1번 벌여 승리를 거뒀다. 아담은 이어지는 20일 독일전에서 개최국을 상대로 연속 출장을 노린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