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인 줄" 경찰 철렁하게 만든 순찰차 옆 '수상한 봉지'

김지혜 2024. 6. 1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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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순찰차 옆에 두고 간 과자와 편지.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꿈이 경찰관인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감사 편지와 함께 용돈으로 산 과자를 순찰차 옆에 두고 간 사연이 알려졌다.

15일 경기북부경찰청 기동순찰1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5시 35분쯤 남양주시 화도읍의 한 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둔 뒤 인근 지역 순찰을 마치고 돌아온 대원들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순찰차 옆 바퀴 쪽에 수상한 비닐봉지가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저는 4학년 학생이에요. 배고프시면 이거 드세요! 맛있게 드세요"라는 편지와 함께 봉지 안쪽에는 형형색색의 과자가 들어 있었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경찰관들에게 감사 편지를 쓰는 초등생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혹시 몰라 주변 가게의 폐쇄회로(CC)TV를 본 경찰은 한 학생이 투명 봉지에 담긴 과자를 들고 종종걸음으로 걸어와 몇 분가량 순찰차 옆 바닥에 무릎을 꿇고 편지를 쓰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기특한 마음에 초등학교 하굣길 안전 근무를 서면서 학생을 수소문해 찾았다. 과자와 편지를 놓고 간 학생은 화도초등학교 4학년 차예성 군이었다.

'과자를 왜 놓고 갔나'라는 경찰의 질문에 차군의 어머니는 "아이의 꿈이 경찰관인데, 평소 신고도 많이 하고 순찰하는 경찰들을 보면 감사함을 표시한다"며 "용돈으로 과자를 사서 놓고 간 거 같다"고 말했다.

기동순찰대원과 차예성군.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대원들은 보답의 의미로 차군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기로 했다. 지난 5일 차군을 순찰 차량에 태워 무인점포 방범 순찰을 함께하고 경찰장비를 구경시켜주며 그의 꿈을 응원했다.

차군 어머니는 "바쁘신 와중에 체험활동을 함께 해주셔서 아이가 정말 기뻐했다. 평생 잊지 못한 큰 선물이 됐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엔 누가 오물을 갖다 놓은 줄 알았는데 정말 고마웠다"며 "무더위 순찰 근무의 피로가 모두 사라지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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