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텐트·소성리 누비던 '밥차'... "유희 언니, 꼭 일어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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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싸우는 해고노동자·비정규직·장애인·빈민들을 찾아 20년 넘게 식사 지원을 해온 유희(65) 십시일반 음식연대 밥묵차(밥묵차) 대표의 SNS 담벼락에 올라온 글들이다.
유 대표가 지은 밥을 먹었던 이들은 치료비 지원을 위해 최근 모금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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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기자]
▲ 유희 밥묵차 대표에게 영상 편지를 보낸 경북 성주 소성리 할머니들의 모습. 할머니들이 유 대표의 쾌유를 빌며 눈물을 닦고 있다. |
ⓒ 페이스북 |
"저 국자로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추우면 따끈한 국을, 더우면 차가운 냉국을 퍼서 나눴을까요. 존경한다는 말 밖에 안 떠오르는 분인데…" - 지OO씨
"택시지부 투쟁에 전주까지 달려와주셨던 언니. 투쟁하는 노동자 중 유희 언니 밥 한 번 못 드신 분은 아마 제주 지역에나 계시지 않을까…" - 김OO씨
"집회 할 때면 어김 없이 밥묵차와 밥통차가 나타났어요. 수백, 수천명 참가자들의 한끼를 뚝딱 해내시던 유희 쌤. 거리의 노동자들에게 다시 싸울 힘을 주셨던 유희 쌤... 이제 우리가 연대할 차례네요." - 김OO씨
"유희씨, 얼른 내려와서 호탕한 웃음 소리 들려주고, 그 노래 한 자락 들려주세요.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맛있게 부쳐주신 부추전도 먹고 싶네요. 기다리겠습니다." - 경북 성주 소성리 할머니
거리에서 싸우는 해고노동자·비정규직·장애인·빈민들을 찾아 20년 넘게 식사 지원을 해온 유희(65) 십시일반 음식연대 밥묵차(밥묵차) 대표의 SNS 담벼락에 올라온 글들이다.
1년 6개월여 전 췌장암 판정을 받은 유 대표의 병세가 최근 악화되면서 지인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유 대표에게 단체로 영상을 보내온 경북 성주 소성리 할머니들은 눈물을 흘렸다.
서울 청계천에서 노점을 운영하며 노점상 생존권 운동을 벌이던 유 대표는 1995년부터 현장에서수백명 분의 밥을 짓기 시작했다. 그 해 빈민 탄압에 항의하며 분신한 장애인노점상 고 최정환씨의 장례 농성이 첫 계기였다. 이후 후원이 모이면서 2016년 푸드트럭 형태의 '밥묵차'가 시작됐다. 유 대표는 서울의 청와대나 법원 앞은 물론 경북 성주 소성리 사드 반대 운동, 강원도 케이블카 반대 운동 등 전국을 다니며 돈을 받지 않고 밥을 나눴다.
코로나 1호 정리해고자였던 비행기 청소노동자 김계월 전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장은 15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우리가 해고돼서 거리에서 싸울 때, 유희 언니는 '밥이 하늘'이라며 늘 따뜻한 밥을 퍼주셨다'라며 "농성이 길어지면 여름에는 옥수수와 하지감자, 겨울에는 떡가래를 들고 텐트에 오셨다"고 했다. 김 전 지부장은 "유희 언니가 꼭 완쾌해서 힘없는 노동자들과 약자들이 다시 한번 하늘 같은 밥 한끼를 먹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유흥희 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투쟁 집행위원장도 기자와 통화에서 "길바닥에서 1박 2일, 4박 5일 투쟁할 때면 늘 유희 선생님의 밥차가 든든한 뒷배였다"라며 "겨울에 주신 따끈한 오뎅국물과 해장국, 짜장밥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 유희 밥묵차 대표 치료비를 위한 모금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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