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 분향소, 철거 전날 '7분' 방문한 오세훈... 엉엉 운 유가족들 "사진 찍으러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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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광장에 위치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 철거를 하루 앞둔 15일 분향소를 찾았다가 유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유가족들은 "분향소가 세워진 지 1년 4개월이나 됐는데, 그동안 철거하라고 온갖 압박을 하던 사람이 철거 직전에야 조문을 오는 게 말이 되나"라며 반발했다.
앞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서울시는 지난 5일 서울광장 분향소를 인근 서울 중구 부림빌딩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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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식 방문했다가 유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
ⓒ 김성욱 |
"시장님, 왜 이제 오셨나요. 너무하신 것 아닙니까? 흑흑흑…"
"여기 바로 앞이 시청이잖아요! 1년 4개월 동안 뭐하다 철거 전날에야 옵니까?"
"언론 불러다 사진 찍으러 왔습니까!"
▲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서울시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협의 끝에 서울광장에 설치된 합동 분향소를 오는 16일 남대문로9길 부림빌딩 1층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
ⓒ 연합뉴스 |
오 시장은 이에 "위로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여러분들 모르게 다녀간 적도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비공식적으로) 왔다간 건 의미가 없다는 (유가족들)말씀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주 못 뵌 건 다 저희들의 불찰"이라고 했다. 분향소 이전 결정과 관련해, 오 시장은 "저희들이 앞으로 (유가족들을)모시기 좀 더 용이해질 것 같다"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말씀 주시면 그때그때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희생자 고 이주영씨 아버지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오 시장이 자리를 뜬 직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가급적 오늘 오지 말고 새로운 추모공간이 마련되면 와달라고 했는데 왔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그간 그렇게 분향소 철거를 압박해놓고, 철거하는 바로 전날 와서야 처음 조문을 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진정성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당사자들에게 상처가 되든 말든 자기 정치 이미지를 위한 행동 아닌가"라며 "유가족들 위로했다는 사진 하나 찍겠다는 목적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오 시장의 이날 방문 일정은 수십대의 언론사 카메라 앞에서 치러졌다.
▲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 철거 전날에야 처음 공식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 첫 공식 방문했다. 유가족들은 철거 전날에야 분향을 하러 온 데 대해 "왜 이제 왔나", "언론에 사진 찍으러 왔나"라며 항의했다. 분향소는 오 시장이 근무하는 서울시청 바로 앞에 있다. 분향소는 오는 16일 1년 4개월 만에 철거될 예정이다. ⓒ김성욱 ⓒ 김성욱 |
앞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서울시는 지난 5일 서울광장 분향소를 인근 서울 중구 부림빌딩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2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독립 조사기구 설치를 골자로 하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되면서다. 서울광장 분향소가 설치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서울광장 분향소는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뒀던 지난해 2월 4일 참사 100일 추모대회 당시 경찰과 서울시 공무원들의 방해를 뚫고 시민들과 유족들에 의해 세워졌다. 참사 직후 이태원 녹사평역 인근에도 시민분향소가 차려졌었지만, 혐오 표현을 일삼는 일부 극우 유튜버들에 의해 유가족들이 피해를 입고 있었다.
그간 오 시장과 서울시는 강제철거 행정대집행을 예고하고 변상금을 부과하는 등 서울광장 분향소를 없애기 위해 압박해왔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행정대집행은 보류됐지만, 변상금 부과는 계속됐다. 유가족들이 서울광장을 무단 점유했다는 이유였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지난해 10월 한 차례 2800만원대 변상금을 납부했지만, 이후 누적돼 현재 대략 1억 8700만원 정도의 변상금이 쌓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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