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연봉 2배 주세요, 안 주면 레알행"→"꺼져! 갈 테면 가"→"죄송합니다, 남을게요"→"필요 없다, 나가라"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레프트백 알폰소 데이비스와의 계약 연장에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 입장 차가 커 데이비스는 다음 시즌이 끝나고 FA(자유계약)로 팀을 떠나는 것이 유력하다. 뮌헨도 아쉽지 않은 모양이다.
독일 '스카이스포츠'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15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은 이제 데이비스와 최종 계약 연도를 시작하기로 내부적으로 합의했다"며 "아직까지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제의가 없는 상황이다. 뮌헨은 데이비스가 2025년 여름에 이적료 없이 떠나는 것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올 여름 재계약은 없다는 뜻이다.
뮌헨과 데이비스의 새 계약 문제는 2023-2024시즌 내내 계속됐다. 데이비스와 뮌헨의 계약은 다음 시즌을 끝으로 만료된다. 양측 모두 계약 연장을 위해 회담은 했으나 차이를 좁힐 수 없었다.
데이비스의 입장은 완고했다. 데이비스는 새로운 계약을 위해 연봉을 2000만 유로(약 296억원)를 요구하고 있다. 뮌헨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급통계매체 '카폴로지'에 따르면 현재 데이비스의 연봉은 1100만 유로(약 160억원) 정도로 팀 내 11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참고로 같은 팀 김민재는 1000만 유로(148억원)를 받고 있다. 데이비스는 김민재보다 두 배를 더 받겠는다는 의지다.
뮌헨이 거절하는 이유는 있다. 뮌헨에서 2000만 유로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는 4명이다. 최고 연봉을 받는 팀내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 뮌헨에서 10년 이상 활약한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와 리빙 레전드 미드필더 토마스 뮐러, 주전 오른쪽 윙어 레로이 자네다.
데이비스 기량 하락도 뮌헨이 연봉 인상을 꺼리는 이유다.
2019년 1월 캐나다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떠나 이적료 1900만 유로(약 280억원)에 뮌헨으로 이적한 데이비스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9-2020시즌이었다. 데이비스는 주전 왼쪽 풀백으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자신의 장기인 빠른 속도와 돌파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수비력도 준수했지만 그의 공격력은 다른 팀이 막기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데이비스의 맹활약과 함께 팀도 승승장구했다. 뮌헨은 데이비스의 활약에 힘입어 2019-2020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와 독일축구연맹(DFB) 포칼, 챔피언스리그까지 우승하며 2012-2013시즌 이후 7년 만에 구단 두 번째 트레블을 달성했다.
하지만 데이비스의 활약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9-20시즌에는 40경기를 넘게 소화하며 붙박이 주전다운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부터 부상이 잦아지며 경기 수도 줄어들었다. 이번 시즌 42경기에 출전하긴 했으나 이전 3시즌은 40경기에 미치지 못했다. 주전 자리가 쉽게 바뀌지 않는 풀백 자리에서 데이비스의 부진은 아쉬웠다.
데이비스의 문제는 수비였다. 2019-20시즌에는 준수한 모습이었으나 이후 시즌부터 수비력에서 약점을 보였다. 데이비스는 윙어 출신의 선수이기에 수비력에 약점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었으나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수비력이 떨어지며 자신의 강점인 공격력도 빛을 보지 못했다.
이번 시즌도 뮌헨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전반기 그를 주전으로 기용했으나 수비력에서 큰 약점을 보이자 데이비스를 벤치에 두는 시간이 많아졌고 부상까지 겹치며 주전에서 밀렸다. 그의 자리는 하파엘 게헤이루나 오른쪽 풀백인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대체했다.
이번 시즌 데이비스가 빛난 순간도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벤치로 시작했으나 왼쪽 윙어인 세르주 그나브리가 부상으로 전반 27분 빠지며 그와 교체돼 출전했다. 수비에 부담 없는 데이비스는 자신의 강점을 살리며 파괴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후반 23분 자신의 주발인 왼발이 아닌 오른발 감아차기로 환상적인 선제골을 넣으며 팀에 리드를 안겼으나 팀이 1-2로 패하며 빛이 바랬다.
수비에 약점이 있는 데이비스이지만 현대 축구에서 그만한 풀백을 구하기에 새로운 계약을 맺기 위해 노력했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뮌헨은 1400만 유로(약 207억원)까지 제안했으나 데이비스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뮌헨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를 판매할 생각이었다.
판매도 쉽지 않다. 레알 마드리드가 데이비스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영입에 나설 듯했으나 막상 여름 이적시장이 다가오자 그의 영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다음 시즌이 끝나면 FA로 그를 영입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의 기량 하락도 레알이 그의 영입을 고민하는 이유다.
다음 시즌 새로운 감독인 뱅상 콤파니와 함께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뮌헨은 기존 선수들과 계약 연장에 난항을 겪고 있다. 팀 내 핵심인 요주아 키미히도 다음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지만 뮌헨은 계약 연장을 하려는 의사를 크게 내비치지 않고 있다. 뮌헨은 내년 여름 키미히와 데이비스를 이적료도 받지 않고 내보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5년 전 그를 비교적 저렴하게 데려온 만큼, 연봉을 올려줘 붙잡는 것보다는 이젠 FA로 떠나도록 내버려두는 게 뮌헨 입장에서도 이득이 될 거란 전망이 있다. 뮌헨은 마침 얼마 전 레프트백과 센터백을 겸할 수 있는 일본인 수비수 이토 히로키도 영입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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