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수석 후보군 워킹맘 포함 4명 압축 "본격 검증 착수"
대통령실이 저출생수석비서관 후보군을 4명으로 압축하고 본격적인 검증에 착수했다. 후보군엔 워킹맘을 비롯해 남녀 모두 포함됐고, 대부분 민간 출신이라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 돌아오는대로 최종 후보군을 보고한 뒤 이르면 이달 중에 저출생수석을 최종 확정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계획이다. 저출생수석실 산하엔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일·가정 양립 ▶저출생 환경 및 문화 개선 업무 등을 맡는 3개의 비서관실이 생길 예정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계획을 밝힌 뒤 나흘 뒤인 지난달 13일엔 대통령실 내에 저출생 문제를 총괄할 저출생수석실 신설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지시를 내리며 모친 최성자 전 이화여대 교수를 언급했다. 1960년대 윤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동생 윤신원씨를 키우며 육아와 교수직을 병행하던 모친은 결국 워킹맘 생활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교수직을 포기하고 육아에 전념한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가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모친 사례를 설명하며 “저출생의 어려움을 몸소 체감한 분을 모셔오라”는 당부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후 다자녀 워킹맘을 우선순위에두고 수석 후보군을 물색해왔다. 공직 사회뿐 아니라 학계와 민간 기업에도 전방위적으로 손을 내밀며 사람 구하기에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성별을 절대적 인선의 기준으로 두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저출생 문제의 어려움을 체감한 사람 위주로 찾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워킹맘 수석 찾기에 난항을 겪는 이유를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찾는 이들도 있다. 여전히 경단녀가 속출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여성 인재풀 자체가 적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기혼 여성의 고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비취업 여성 283만7000명 중 직장을 다니다 그만둔 경력 단절 여성은 134만 9000명에 달했다. 비취업 기혼 여성 2명 중 1명 꼴로 경단녀인 셈이다. 경력 단절 사유는 육아(42%)와 결혼(26.2%), 임신ㆍ출산(23%)등이었다.
반면 윤 대통령이 여성 인재 발탁에 인색하다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현재 대통령실 수석은 안보실 1·2차장을 포함해 모두 50~60대 남성이다. 비서관급 역시 여성은 김수경 대변인과 최지현 인사비서관, 최선 첨단바이오비서관 정도로 매우 적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6개 부처를 개각하며 여성 장관을 일부 발탁했지만 총선용이란 시선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다양성은 세계적 기업이 인재를 발탁할 때 고려하는 중요 요소”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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