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토트넘 벤탕쿠르, 손흥민 소재 삼은 인종차별 "아시아인 다 똑같이 생겼잖아"…논란 일자 곧바로 사과 "매우 나쁜 농담"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토트넘홋스퍼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손흥민을 소재 삼은 인종차별 농담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곧바로 사과했다.

14일(한국시간) 벤탕쿠르는 우루과이 축구 언론인 라파 코텔로가 진행하는 인터뷰 프로그램 'Por la camiseta(티셔츠를 위해)'에 출연해 2024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해당 프로그램은 우루과이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예능적 요소를 가미해 선수 개인을 들여다보는 인터뷰다.

영상 말미에 진행자는 벤탕쿠르의 집을 나서며 "나는 이미 너의 유니폼을 가지고 있다. 당신이 내게 한국인의 셔츠를 가져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벤탕쿠르의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의 유니폼을 가져다 달라는 뜻이었다.

벤탕쿠르가 "쏘니?"라고 되묻자 진행자는 "맞다. 아니면 세계 챔피언의…"라고 받아쳤는데 별안간 벤탕쿠르가 끼어들어 "어쩌면 쏘니의 사촌 유니폼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들(아시아인)은 다 똑같이 생겼다"며 웃었다. 진행자도 동의하며 웃은 뒤 화제를 빠르게 전환했다.

로드리고 벤탕쿠르(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이 영상이 조금 늦게 한국에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중남미 축구인들의 인종차별은 현재까지도 사그라들지 않는다. 2017년 콜롬비아의 에드윈 카르도나가 기성용을 향해 눈을 찢은 행위처럼 악의가 담긴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무지에서 비롯된 인종차별이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멕시코 축구 팬들이 독일을 잡아줘서 고맙다며 한국에 감사를 표하는 게시글에 눈을 찢는 사진을 다수 게재한 일이 대표적으로 머리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벤탕쿠르도 이러한 차원에서 인종차별을 한 것에 가깝다. 벤탕쿠르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도 "나는 손흥민에게 월드컵 시작 일주일 전에 그를 걷어차 월드컵에서 반쯤 절뚝이게 만들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고 말하는 등 손흥민에게 짓궂은 농담을 자주 건네는 편이다. 다만 이번 발언은 손흥민을 빌미로 동아시아인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벤탕쿠르는 곧바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과했다. "내 형제 쏘니! 최근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겠다. 그건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 내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 내가 너를 비롯한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상처받게 하려는 의도가 절대 없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사랑한다 내 형제!"라며 손흥민을 태그했다.

벤탕쿠르는 이번 시즌 초반까지 십자인대 부상으로 회복에 전념하다가 크리스탈팰리스와 리그 10라운드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얼마 안 가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하며 또다시 2개월 정도 결장했고 시즌 내내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맨체스터시티와 경기에서는 후반 10분 만에 교체됐는데 이에 벤치를 걷어차고 축구화를 내던지는 등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사진= 'Por la camiseta', 로드리고 벤탕쿠르 인스타그램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