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도시’ 속 예수]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하나님의 선물

2024. 6. 1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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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고자 하는 자는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라고 가르치셨다.(막 8:34) 또 “사람들이 나를 박해하였은즉 너희도 박해할 것”이라고 분명히 예고하셨다.(요 15:20) 성경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헌신하는 자들에게는 훨씬 더 많은 고난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예를 들면 예수님은 바울에 관해 아나니아에게 말씀하시기를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고난을 받아야 할 것을 내가 그에게 보이리라”(행 9:16)라고 하셨다. 이러한 고난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바로 신자의 고난은 하나님의 은혜로운 설계에 따라 주어지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세상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바울은 이러한 하나님의 설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나는 이제 너희를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하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 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골 1:24) 빌립보서 2장 30절의 “무엇인가를 채운다”라는 표현은 에바브로디도를 통해 빌립보 교인들의 사랑이 담겨 있는 물질을 바울에게 전달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와 비슷한 차원에서 골로새서 1장 24절에서도 그 표현은 바울이 자신의 ‘고난’ 안에서 ‘그리스도의 고난’을 세상에 전달한다는 의미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즉 바울이 당한 많은 고난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구현하여 세상에 드러내 보이기 위한 하나님의 설계에 의해 주어졌다는 의미이다.

히브리서 11장 37~39절은 그리스도인의 고난에 대해 묘사하고 있으며 또한 세상이 이러한 선물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말씀한다. 본문에서 세상이 감당하지 못한다는 말은 세상이 그리스도인의 고난을 통해 드러나는 그리스도의 고난을 선물로 받을 자격이나 가치가 없다는 의미이다. 즉 그들에게는 과분한 선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고난 받는 성도들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선물이 되는가. 바로 그 성도들의 믿음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증거를 받았다.(히 11:39) 즉 그들은 하나님께 인정을 받았다. 그들의 고난은 믿음의 부족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이 받는 고난의 가치는 그들의 믿음 안에서 확인되었다. 왜 그러한가.

어떤 때는 하나님이 고난 중에 있는 신자들을 그 고난에서 건져 주시는 기적을 행하신다.(히 11:27~35) 어떤 때는 고난을 다 겪게 하시되 참고 인내할 수 있는 믿음을 주신다.(히 11:35~39) 고난에서 건짐 받는 믿음과 고난을 인내하는 믿음, 이 두 믿음의 공통분모는 모두 신체의 자유나 육체의 생명보다 하나님을 더 소중히 여김으로써 그분께 영광을 돌린다는 것이다.

고난에서 건짐 받은 신자는 “내가 얻은 자유나 생명보다 예수님이 더 낫습니다”라고 고백한다. 죽임을 당하는 자는 “내가 잃는 모든 것들, 심지어 내 생명보다 예수님이 더 낫습니다”라고 외친다. 이것이 믿음의 정수이다. 그 무엇보다도 예수님을 더 신뢰하고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믿음의 정수이다.

고난받는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이유로 인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선물이 된다. 예수님 때문에 고난 중에도 믿음을 유지하고 견뎌 나가는 그들의 모습은 이 세상에 복음의 영광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삶이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좋은 것들이나 죽음이 앗아갈 수 있는 모든 좋은 것들보다 예수님이 더 소중하다는 복음의 진리를 세상에 구체적으로 드러내 보여준다. 이는 얼마나 생생한 십자가의 선포인가. 이 진리는 그리스도인이 세상에 안겨줄 수 있는 가장 귀한 선물이다.

세상은 이 선물을 받을 자격이 없으며 이 선물을 감당할 수도 없다. 그러나 세상이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든지 없든지, 우리는 그러한 선물을 세상에 안겨 준다. 세상이 고난의 쓰디쓴 선물을 받는 시점이 도래하였을 때,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온전한 믿음 안에 있는 자로 드러나기를 기도한다. 예수님을 깊이 알아감으로써 그때를 대비하자.

존 파이퍼
◇존 파이퍼는 디자이어링갓 창립자이며 베들레헴대학과 신학교 총장으로 33년간 베들레헴침례교회 담임목사로 섬겼다. 대표작 ‘하나님을 기뻐하라’ 등 5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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