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기다리게 하시는 이유
예수님께서는 바닷가에 계셨고 바닷가에 큰 무리가 모였습니다. 회당장 중의 하나인 ‘야이로’라 하는 이가 예수님 앞으로 와서 그 발에 엎드렸습니다. “내 어린 딸이 죽게 되었사오니 오셔서 그 위에 손을 얹으나 그로 구원을 받아 살게 하소서.” 다행히도 예수님이 그 말을 듣고 그와 함께 움직이십니다.
그런데 그때 12년을 혈루증에 걸려 고생하던 여인이 예수님을 멈추게 했습니다. 그녀는 움직이는 무리의 가운데 끼어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댑니다. 그녀는 내가 예수님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그녀의 혈루 근원이 말랐습니다. 예수님은 움직이던 무리에서 멈추시고 돌아보시며 그녀를 찾으셨습니다. 그리고 결국 예수께서 여자에게 말씀하십니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그런데 여기서 충격적인 것은 예수께서 그녀를 ‘쉬가테르’, 딸이라고 부르셨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바로 직전 야이로가 자기의 어린 딸을 부르던 바로 그 호칭이었습니다. 예수님도 야이로처럼 그녀를 딸이라 부르셨습니다.
그 순간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 회당장에게 그녀의 딸이 죽었음을 알립니다. 어쩌면 기어이 자기의 어린 딸이 죽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야이로는 차라리 딸의 옆을 지키고 있을 걸이란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예수께서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고 하십니다.
이미 죽었다고 하는데 뭘 믿으라고도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 일어났는데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야이로의 집에 들어가셔서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를 일으키십니다. 성경은 그때 소녀의 나이를 12살이라고 특정해 말하고 있습니다.
두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쉬가테르, 마음을 담아 따뜻하게 딸이라 부르는 호칭과 12년 된 혈루증, 12살이 된 소녀라는 공통점입니다. 그리고 도저히 방법이 없었단 사실입니다. 야이로에게 예수님이 대화하려고 멈춰 서신 순간은 어쩌면 지옥같이 길게 느껴지는 방해의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선 이 일이 야이로의 딸을 살리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야이로가 이 일을 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혈루증 걸린 여인을 고쳐주는 것을 보며 야이로가 믿음을 갖게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내 딸도 저렇게 살아날 수 있으리라. 야이로가 믿는 것을 예수님은 보고 싶으셨습니다. 그래서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인생에도 어려운 문제들이 있습니다. 문제가 어려운 건 그 무엇보다 시간 때문입니다. 시간이 없다고 느껴질 때 작은 문제도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에 예수님이 걸어오시다가 만약 멈추시고 우리로 이런저런 일들을 보게 하시고 경험하게 하신다면, 그것은 기다리게 하시거나 늦추시기 위함이 아닙니다. 우리의 믿음을 위한 시간을 만드시기 위함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걸으시다가 보여주십니다. 기다림을 통해 우리가 믿음을 갖게 하십니다.
저는 살면서 기다리는 것이 가장 힘들고 싫었습니다. 시간은 없는데 하나님은 항상 끝에서 일하시는 것 같고, 마지막까지 이르게 하시고 계속 이런저런 것들이 중간에 생기고 막고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을 통해 예수님은 믿음을 만들어내십니다.
하나님이 하셔도 되는 일을 우리의 믿음과 함께 하시려고 그래서 그 영광과 기쁨을 경험하게 하시려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때로는 지연 같은 멈춤 같은 방해 같은 시간도 허락하시는 것입니다. 기다림은 믿음을 만들어내는 하나님의 도구가 됩니다.
김동주 목사(한소망청년교회)
◇김동주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목사로 연세대 심리학과, 장로회신학대학원(M.Div)과 동대학원 예배설교학(Th.M), (Ph.D) 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현재 경기도 파주시 한소망교회에서 독립해 운영되고 있는 청년교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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