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3종 세트’ 완성한 신태용 감독 “한국과 또 만나고 싶다”
신태용(53)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한국과 만나기를 희망했다.
신 감독은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통과해 3차 예선에 진출하며 인도네시아 축구에 새 역사를 쓰게 돼 기뻤다”면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8만 여 관중이 한 목소리로 ‘신따용(신태용의 인도네시아식 발음)’을 연호하고 내 응원가를 불러줄 때 짜릿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앞서 마무리 한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F조에서 승점 10점을 확보, 동남아 라이벌 베트남(6점)을 제치고 조 2위로 3차 예선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를 통틀어 3차 예선 무대를 밟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 감독은 “지난 2019년 지휘봉을 잡은 직후엔 18세 이하, 19세 이하 선수들을 데리고 훈련했다. 그 선수들이 꾸준히 성장해 연령별 대표를 거쳐 현재 A대표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이어 “4년 가까이 함께 하는 동안 선수들의 장단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 선수들 역시 나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어 서로를 이해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인도네시아 축구는 기적의 드라마를 끊임없이 써내려가고 있다. 올해 초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초로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지난 4월에는 AFC 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 4강에 오르며 또 하나의 ‘최초’ 기록을 추가했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진출은 신태용호가 이룩한 ‘세 번째 기적’에 해당하는 셈이다.
‘사상 첫 월드컵 본선행’이라는 또 하나의 기적에 도전할 기회를 잡은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는 3차 예선에 진출한 18개국 중 FIFA 랭킹이 가장 낮다”면서 “객관적인 전력으로 봤을 때 본선행을 이루려면 요행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조 추첨 결과에 따라 ‘해볼 만하다’고 여겨지는 팀이 세 팀 정도만 우리 조에 들어온다면 3~4위 정도의 순위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4차 예선은 물론, 플레이오프까지 거치는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한국과 같은 조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신 감독은 “오히려 바라는바”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 일본, 이란 등 (톱 시드를 받은) 3개 팀 가운데 한 팀은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다”고 운을 뗀 그는 “그나마 한국에는 제가 장단점을 잘 아는 제자들도 있어 다른 팀보다 나을 것 같다.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같은 조에 묶이면 흥행 면에서도 팬들의 주목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 감독은 앞서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을 만나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머쥐며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에도 신 감독은 “한국의 경기력이 한 수 위임을 인정하지만, 내가 한국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게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되어 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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