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 호날두' 한광성, 北대사관 갇혀 2~3년간 홀로 훈련"

배재성 2024. 6. 1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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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1일 도쿄에서 열린 2026년 월드컵 예선 일본과 북한의 축구 경기에서 북한의 공격수 한광성(오른쪽)이 일본의 모리타 히데마사와 공을 놓고 다투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민의 호날두’로 불리는 북한 축구 선수 한광성(26)이 주중 북한대사관에 갇혀 2년 이상 혼자 훈련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축구팀에서 선수로 활동했던 재일교포 출신 안영학 축구감독은 지난 1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광성 선수는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 갇혀 2~3년 정도 혼자 훈련해야 했다”고 밝혔다.

한광성 선수는 카트르 스타스 리그에 소속된 축구팀인 ‘알두하일’과의 계약이 해지된 이후 종적을 감추며 3년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안 감독은 한 선수가 중국에 갇혀있었던 기간에 조금 더 빨리 북한 축구팀으로 돌아가 활동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CNN에 말했다.

한광성 선수는 2013년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엘리트 축구선수 육성을 목표로 설립한 평양국제축구학교 출신이다. 이후 북한 정부의 지원으로 스페인 유학길에 올라 2017년 이탈리아 1부리그 세리에A 소속 칼리아리의 유소년 구단에 입단했다.

2020년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명문 구단인 유벤투스로 이적하면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고 몇 주 지나지 않아 카타르 알두하일 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계속되자 북한 국적 해외 노동자를 추방하도록 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규정이 담긴 대북제재 결의가 2019년부터 효력을 가지게 되면서 한광성 선수도 지난 2021년 3월부터 카타르에서의 경력이 강제 종료됐다.

이에 대해 그레그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축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혼자서 훈련할 수 없다”며 “북한의 고립과 억압은 북한 젊은이들의 미래와 재능을 파괴하고 있다”고 RFA에 말했다.

특히 북한은 해외로 진출한 선수들의 일정 수입을 ‘충성 자금’으로 당국에 보내도록 한다. 한광성 선수는 알두하일 구단과 계약할 당시 “북한에 돈을 송금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한 후 이를 어기고 매달 8만 파운드(약 1억3000만원)의 자금을 북한으로 불법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자취를 감췄던 한 선수는 지난해 8월 중순 북한을 돌아갔고, 같은해 11월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시리아와의 경기에 북한 대표로 출전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또 지난 11일, 한광성 선수가 속한 북한 축구 대표팀은 라오스에서 열린 북한과 미얀마와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4:1로 대승을 거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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