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맞은 한국등산학교 "일반인 등산 교육 확대해 나갈 것"

김영주 2024. 6. 1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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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열린 한국등산학교 50년 기념식에서 100회 졸업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주 기자

한국 최초의 전문 등산 교육기관인 한국등산학교(한등)가 개교 50년을 맞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전문적인 교육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한등은 14일 서울 성동구 디노체컨벤션에서 열린 개교 50년 기념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필석(65) 한국등산학교 교장은 “지난 50년간 알피니즘(고산에서 이뤄지는 모험적인 등반) 등반 철학을 끊임없이 추구해온 한등은 전문 산악인뿐 아니라 일반 등산인을 위한 안전하고 정확한 등반·산행 교육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최초의 전문 등산 기관으로서 등산 정신과 고유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2대(2001~2008년) 교장을 역임한 이인정(79)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은 “최고의 등산 교육 기관으로 자리 잡은 한국등산학교의 5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향후 100년까지 등산 학교의 역사를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14일 열린 한국등산학교 개교 50년 행사에서 한필석(왼쪽에서 첫번째) 교장이 100회 졸업생들에게 수료증을 주고 있다. 김영주 기자

한국 등산 교육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한등은 1969년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 ‘죽음의 계곡’에서 벌어진 눈사태 사망사고가 계기였다. 히말라야 등정을 목표로 강원도 설악산에서 모험적인 등반 도중 벌어진 사망 사고는 산악인들이 스스로 전문 등산학교를 세워야겠다고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10여년의 논의 끝에 1974년 서울 도봉산장에 교육장을 차린 한등은 이후 암벽, 설상(雪上), 고산 등반 등 종합적인 교육 기관으로 발전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일반인의 등산교육에 대한 열의는 넘쳐났다. 한등 정규반은 올해까지 100회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중급 과정인 암벽반은 52회 그리고 빙벽·설상(雪上)·고산 등반을 종합적으로 하는 동계반은 48회에 이르렀다. 지난 50년간 배출한 동문은 총 1만2000명이다. 역대 강사진으로는 히말라야 14개 봉우리를 무산소로 등장한 고(故) 김창호(2018년 구르자히말에서 작고) 대장을 비롯해 김미곤 대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최고의 교육 기관으로서 사회적 활동에도 앞장섰다. 1983년 경찰구조대 창설에 기여했으며, 국립공원공단 산악안전교육에 대한 기틀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국민 안전을 위해 최강의 소방관과 군인들에게까지 특수교육과 안전교육을 도맡았다.

역대 교장은 고 권효섭 초대 교장을 비롯해 이인정(2대) 아시아산악연맹 회장, 이종범(3대)·장봉완(4대)·남선우(5대)·송정두(6대)·한필석 교장에 이른다. 50년간 단 7명에 불과할 정도로 한국 산악계에서 최고의 전문가이자 영예로 여겨지고 있다.

한필석 교장은 “등반인구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등반이 놀이나 유희의 스포츠로 격하돼는 분위기 속에서 한등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안전 등반의 가치는 100년 역사를 만들어나갈 것 ”말했다. 한등은 설립 이후 산악인의 순수한 열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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