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人 위로할 차세대 국산 신약들… 월 1회 주사제부터 붙이는 패치까지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종 허가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지만, 주 1회 주사제부터 경구·패치제 등 다양한 제형의 비만 신약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주 1회 주사제 개발하는 한미약품·HK이노엔
대표적인 비만 주사제 후보물질에는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HM15275', HK이노엔의 '에크노글루타이드', 동아에스티의 'DA-1726'이 있다. 이 중 개발이 가장 앞서 있는 주자는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유사체 기전의 주 1회 피하주사제형 비만 신약 후보 물질로, 현재 임상 3상 환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 또 'HM15275'는 GLP-1, GIP(위 억제 펩타이드), GCG(글루카곤) 기전이 포함된 삼중 작용제다.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만큼 개발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허가 후 출시될 경우 GIP 기전으로 인해 기존 주사제가 갖는 메스꺼움·구토·설사 등의 부작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HK이노엔은 GLP-1 유사제 후보 물질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판권 확보를 목표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HK이노엔은 3세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뒤를 이을 파이프라인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에크노글루타이드를 다음 파이프라인으로 선택했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중국 제약사 사이윈드가 발견한 GLP-1 후보물질로, HK이노엔이 개발 기술을 도입했다. 현재 국내에서 비만과 2형 당뇨병 임상 3상 시험 동시 돌입을 앞두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후보물질 발굴 단계부터 진행하게 되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지만, 파트너사에서 발견한 후보물질을 도입해 왔기 때문에 임상 3상까지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연내에 임상 3상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약물 과다 방출 방지… 효능·안전성 개선
약물 투여 간격을 늘리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는 제약사도 있다. ‘IVL3021’을 보유한 인벤티지랩과 ‘PT403’·’PT404를 보유한 펩트론이 대표적이다. 이 중 IVL3021은 GLP-1 유사체인 세마글루타이드와 GIP/GLP-1 이중 수용체 작용제인 ‘터제파타이드’를 탑재한 월 1회 투여 장기지속형 주사제다. 약물을 생체고분자(PLGA) 미립구에 탑재해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현재 전임상 개발 단계에 있으며, 지난 1월 유한양행과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IVL3021의 전임상 연구 결과는 오는 6월 말 미국당뇨학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인벤티지랩에 따르면, 장기지속형 주사제형 개발 기술의 핵심은 약물을 탑재하는 ‘미립구’의 입자를 균일하게 만드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초기 약물 과다방출 현상을 개선해 효능과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 인벤티지랩 관계자는 “미립구 입자가 일정하지 않으면 원하는 정확한 용량만큼의 방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매우 균일한 입자를 만들어서 원하는 만큼의 약을 목표로 설정한 기간 동안 일정하게 방출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먹는 비만약, 붙이는 비만약도 개발 中
한편 일부 제약사들은 경구제나 패치제와 같은 제형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비만 치료제 경구제 후보물질 ‘ID110521156’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GLP-1 호르몬과 동일한 기능을 갖는 화합물로, 주사제형에 사용되는 생물학적 제제에 비해 상업화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설명이다. ID110521156은 현재 임상 1상 시험 중에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임상개발 등 상업화 진행 상황에 따라 향후 제2형 당뇨병, 비만 등을 겨냥한 신약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 GLP-1 계열 비만치료제 DWRX5003의 임상 1상 시험 신청을 앞두고 있다. DWRX5003은 여러 개의 미세 바늘에 세마글루타이드를 탑재해 한꺼번에 많은 양이 투여되는 대신 정해진 기간 동안 약물이 서서히 체내로 흘러들어가게 하는 패치 제형이다.
◇새로운 제형, 핵심은 ‘복약순응도’… 약가 개선도 기대
제약업계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경구제, 패치제 등 새로운 제형이 비만 치료제 시장에 등장한다면 비만 환자들의 복약순응도(환자가 복용법에 맞게 의약품을 정확하게 복용하는 것)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경우 투약 간격을 늘려 비만 환자가 잦은 주사로 가질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삭센다의 용법은 1일 1회 투여이며, 위고비의 투약 간격은 1주일이다. 경구제는 먹는 약이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낄 위험이 없으며, 기존 주사제와 달리 본인이 직접 주사해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없어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패치 제형도 마찬가지로 주사제에 거부감을 느끼는 비만 환자들의 대안으로 선택받을 전망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패치에도 바늘이 붙어 있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붙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주사제형에 비해 거부감이 덜하다고 볼 수 있다”며 “허가를 받고 출시할 경우 비만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구제의 경우 약가 면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사제는 생물학적 제제인 펩타이드 제제가 사용되는 반면, 경구제는 화학합성 의약품이다. 실제 약가는 품목 허가를 받은 이후에 알 수 있지만, 생물학적 제제가 경구제에 비해 제조 난도가 높고 요구되는 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대량 생산과 약가 측면에서 경구제가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시각이다.
제약업계는 비만약 시장의 규모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많은 원인 중 하나로는 식습관·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비만 환자의 추세가 지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다 보니 국내·글로벌 제약사에서 비만약을 예의주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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