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수출 고속철은..시속 250㎞대 'KTX-이음'의 확장형
14일 현대로템이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키로 계약을 맺은 고속열차는 KTX-이음을 기본모델로 하고 있다. KTX-이음은 현대로템이 자체개발한 최대 시속 250~260㎞대의 동력분산식 열차로 2021년 1월 중앙선을 시작으로 중부내륙선과 강릉선 등에서 운행하고 있다.
동력분산식은 기존 KTX와 KTX-산천처럼 앞의 기관차가 뒤에 연결된 객차를 끌고 달리는 동력집중식과 달리 별도의 기관차 없이 객차 밑에 동력(모터)을 분산 배치해 달리는 형식이다. 동력원이 여러 개인 덕에 가·감속 능력이 뛰어나고, 차량 폭이 넓어 좌석 수도 더 많다는 게 장점이다. 지난 4월 ‘KTX-청룡’으로 명명된 시속 320㎞대의 차세대 고속열차 역시 동력분산식이다.
이번에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할 고속철은 현지 요구에 따라 KTX-이음을 개량하게 된다. 6량 1편성인 KTX-이음과 달리 우즈베키스탄 고속철(UTY EMU-250)은 7량 1편성으로 한 칸이 더 많다. 모두 6편성이 납품되며 설계와 제작, 시운전 등을 거쳐 2027년 4월에 첫 편성이 운영될 예정이다. 그해 9월부터는 전체 6편성이 모두 공급돼 운행에 나설 계획이다. 차량 유지보수는 코레일이 맡는다.
열차 내부도 달라진다. KTX-이음은 우등실과 일반실로만 나누어지고, 별도의 편의시설을 갖춘 칸이 따로 없다. 반면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할 고속철은 VIP실과 비즈니스실, 일반실 등으로 좌석이 더 세분화되고 식당칸도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KTX-이음의 국산화율은 87%가량이다. 추진제어장치와 견인전동기, 주변압기 등 전기를 동력원으로 하는 핵심장치인 전장품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또 제동장치, 객실 의자, 방송장치 등도 현대로템의 협력업체들이 만든다. 일부 수요가 적어 국내 개발에 경제성이 떨어지는 부품만 외국제품을 수입해 쓰고 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는 스페인의 고속열차 제작사인 탈고가 납품한 13량 1편성의 동력집중식 고속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기존의 비전철 구간을 전철화하고, 직선화 등으로 일부 구간을 신설해서 고속선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 측에서 동력집중식 대신 세계적인 추세인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며 “우리 기술력 수준에 대해서도 만족도가 높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KTX가 개통한 지 만 20년이 되는 해에 우리 기술로 개발한 고속철이 해외 진출에 성공하면서 향후 추가적인 시장 개척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5년 세계 고속철도 차량사업은 약 10조원대로 전망된다.
실제로 모로코가 내년에, 폴란드가 2026년에 고속철 발주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번 공급계약을 발판으로 고속철도 건설과 차량, 운영으로 이어지는 K-철도가 전 세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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