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진 D-4, 與∙의협 대화 열었다…“휴진 안하길” “명분 필요”
국민의힘 의료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인요한 의원)가 14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면담했다. 약 45분가량의 비공개 면담에서 구체적 결론은 도출되지 않았지만 국민의힘은 18일 집단 휴진을 앞둔 의협이 여권과 대화 통로를 열었다는 점을 긍정 평가하고 있다.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면담을 끝낸 인 의원은 “45년 동안 개혁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건강보험 시스템에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내용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임 회장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 건지 진지한 대화를 했다”며 “소통이 시작됐다. 저로서는 (의협과) 소통을 처음 길게 해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집단 휴진을 나흘 앞두고 성사된 면담인 만큼 여권에선 정부와 정책 조율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여당 특위와 의협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임 회장 역시 면담 전 취재진 앞에서 “다음주 의협에서 큰 행사(집단 휴진)를 준비 중인데 가급적 문제가 커지지 않고 정부가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서 국민들과 환자들이 큰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게 (해달라)”며 “의사들은 원래 본인들이 하던 일에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제도, 그런 상황이 빨리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의대 증원 문제, 의협의 전면 휴진 방침 등 현안과 관련해선 면담 뒤 양측 모두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인 의원은 “지금까지 일어난 일은 제가 이 자리(국회)에 오기 전에 발생한 일”이라며 “그것보다는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임 회장도 “이해의 폭을 넓히는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짧은 입장만 내놓은 채 국회를 떠났다. 인 의원과 마찬가지로 임 회장도 현안과 관련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비공개 면담에서 현안 관련 논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인 의원 측 관계자는 “인 의원은 ‘18일 집단 휴진까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고, 그쪽(의협)에서는 ‘돌아갈 명분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다”며 “집단 휴진까지는 가지 않는 게 좋으니 서로 다리를 놓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면담 이후 양측 모두 공개 입장 표명을 피한 걸 두고 정치권에선 “구체적인 해결 방안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성과가 있었다면 발표하지 않았겠냐”고 했다.
이날 면담이 인 의원과 임 회장의 1 대 1 대화 방식으로 진행된 걸 두고서는 뒷말이 나왔다. 당초 이날 면담은 특위 제2차 전체회의로 공지됐다. 하지만 박형수·한지아·박준태 의원 등 인 의원을 제외한 다른 특위 위원은 불참했다. 한지아·박준태 의원은 같은 시간 진행된 저출생대응특별위원회에 참석했고, 박형수 의원은 지역구 일정을 소화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의료계 휴진 문제는 가장 시급한 현안인데 이날 특위 행사가 축소 진행된 건 아쉽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의료 개혁 방안을 발표한 이후 의·정 갈등은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지만 여론은 여전히 정부의 의료 개혁에 긍정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무선전화로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면접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를 진행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6%는 의대 정원 확대를 ‘잘된 일’로 답했다. ‘잘못된 일’이란 답변은 25%, 의견 유보는 9%였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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