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조 계약취소, 괜찮아"…삼중의 속내는? [엔터프라이스]
[한국경제TV 지수희 기자]
<앵커>
삼성중공업이 지난 2020년 수주한 5조7천억 규모의 계약이 취소됐다는 공시를 하면서 지난 3거래일 연속 주가가 조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에 오늘은 반등하고 있는데요.
어떤일이 있었는지, 오늘은 그 내용을 전해드릴까합니다.
시간은 지난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최대 조선소 즈베즈다로부터 북극개발에 활용할 LNG선 10척, 탱커선 7척에 대해서 기자재를 납품계약을 맺습니다.
조선사들을 우선 계약금을 받고, 배가 완공될 때까지 순차적으로 대금이 결제되기 때문에 당시에 삼성중공업도 선수금을 8억달러, 약 1조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이 즈베즈다를 제재대상에 올리면서 이 계약을 더이상 이행할 수 없게 된겁니다.
양측이 이 계약을 어떻게 할까 협상을 했었는데 즈베즈다 측이 돌연 계약 취소를 통보하고, 미리받은 선수금 8조원에 이자까지 더해서 돌려 달라고 삼성중공업에 통보를 한겁니다.
'5조7천억원에 달하는 계약취소' 여파가 삼성중공업에 미치는 영향이 정말 미미한건지, 삼성중공업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앵커> 이번 계약 취소가 크게 여파가 없을 것이라고 증권가에서 나왔는데 이유는 뭔가요? 삼성중공업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삼성중공업은요.
"5조7천억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 대신 다른 일감들을 많이 수주해 왔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러시아와의 계약은요.
삼성중공업이 갖고 있는 거제도크에서 직접 배를 만들어서 보내주는게 아니라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에 기자재를 납품하고, 기술자를 보내주는 방식의 계약이었는데요.
그런데 이미 2022년에 전쟁이 나면서 기술자들을 철수 시켰기 때문에 "이게 갑자기 나타난 이슈가 아니다. 그간에 이것을 만회할만한 수주를 많이 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의 수주 잔고는 현재 155척 329억달러(45조원) 규모고요.
2022년 2월 이후 해양플랜트나 건설쪽을 제외하고도 약 70여 척을 추가로 수주했습니다.
특히 지금 배를 만드는 가격도 많이 올랐는데요. 선박 건조 비용을 보면 1년새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을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그래서 "오히려 지금 비싼 값에 신규 수주를 한 것이 더 유리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사실 러시아와의 계약은 거제 도크에서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선수금으로 받은 1조원 외에 4.7조의 매출이 추가로 나올 수 있었는데 지금은 나오기 어렵게 된 상황인점은 아쉽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아까 러시아 즈베즈다에서 8억달러에 이자까지 돌려달라고 하는데, 이걸 돌려줘야 하는건가요? 삼성중공업은 어떻게 대응한다는 건가요?
<기자> 일단 삼성중공업은 싱가포르 중재법원에 제소할 방침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일단 첫번째로 계약해지 통보가 정당한지 여부를 따질 예정입니다.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 물어봤는데요.
전쟁과 미국의 제재로 인한 이런 사례를 처음이고,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누구의 잘못을 따질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계약해지 통보가 정당하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두번째로 금액에 대해서도 선수금 전부에 이자까지 달라고 하는데, 삼성중공업도 계약 이후 기술자들을 보냈다가 철수했거든요.
비용을 이미 썼기 때문에 이 금액도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이 소송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재무적인 손실은 없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주제 어떻게 정리할까요?
<기자>
사실 러시아 북극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삼성중공업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수주'라고 엄청 자랑을 했었는데요.
애써 괜찮다고 마음을 다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지수희 기자 shji6027@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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