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지주사 재편…중공업 기대감 '쑥' [엔터프라이스]

정호진 기자 2024. 6. 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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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정호진 기자]
<기자> "인륜은 천륜이다. 형제간의 우애를 지켜달라"던 효성그룹의 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언이 현실로 다가오는 걸까요? 효성 그룹은 오늘 임시주총을 통해 회사의 인적 분할을 가결했습니다. 과거 '형제의 난'과 같은 잡음도 있었지만, 이제 효성은 장남 조현준 회장과 삼남 조현상 부회장의 지휘 아래 재탄생할 텐데요.

이번 재편 이후 기대감이 조성되는 기업이 있죠. 최근 전력 섹터가 주목받았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탄력을 받지 못한 효성중공업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번 재편이 효성중공업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경쟁사들과 비교해 볼 때 효성중공업은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 짚어드리겠습니다.

<앵커> 효성 그룹의 상속이 마무리되는 모양새입니다. 오늘 주주총회로 효성중공업은 장남인 조현준 회장의 품 안에 들어간 거죠? 이번 분할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네, 우선 이번 분할 결과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요. 효성은 이제 조현준 회장의 기존 효성 지주 아래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이 담기고요. 조현상 부회장은 신설 지주인 HS효성의 지휘봉을 잡습니다. 거래정지를 거쳐, 다음 달 29일 재상장될 예정이고요.

이 과정에서 지분 변화가 가장 중요할 텐데요. 분할을 위해 오너 일가는 지분 정리 작업을 꾸준히 해왔거든요. 효성중공업의 현재 지분을 보면 조석래 명예회장의 지분을 상속 받은 조현준 회장의 지분이 기존 5.84%에서 14.89%까지 올라왔고요. 조현상 부회장은 꾸준히 장내매도를 거쳐 현재 0.65%까지 지분을 줄였습니다. 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1.5% 지분은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 몫이고요.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마무리됐다면, 시장에선 이제 효성중공업의 전력 부문과 건설 부문의 인적분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성장폭이 둔화 중인 건설 부문을 떼어내면, 전력기기 부문의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건데요. 지난달 효성중공업이 인적분할 추진을 위해 주관사를 찾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오늘도 재확인했는데, 효성 측에선 여전히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최근 호황에 국내 전력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효성중공업은 상대적으로 빛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투자자들이 인적분할을 원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국내 대형변압기 기업 빅3를 꼽으라면 HD현대일렉트릭, LS ELECTRIC, 효성중공업인데요. 이 세 기업의 현황을 쭉 자료로 비교해 드리겠습니다. 시가총액만 보면 현대일렉트릭이 압도적입니다. 최근 주가가 급등하며 10조 원을 넘겼고요. LS ELECTRIC이 약 6조 원, 효성중공업은 3.4조 원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기업들의 실적이나 수주 데이터가 이 정도 차이인지 비교해보면요. LS ELECTRIC과 효성중공업은 전력 부문만 떼어놓고 봤을 때 지난 1분기 실적은 시총 순서대로 갔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의 매출은 약 8,010억 원, 영업이익은 1,288억 원을 기록했고요. LS ELECTRIC은 전력 사업에서 6,613억 원의 매출, 75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효성중공업은 중공업부문에서 5,822억 원의 매출과 36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요.

다음으로 수주 잔고를 비교해보면요. 세 기업 모두 수주 잔고는 수조 원씩 쌓여 있는데요. 지난 1분기 기준 효성중공업의 잔고가 LS ELECTRIC에 비해 많고요. 생산능력 역시 높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효성중공업은 1천억 원을 들여 창원과 멤피스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시장에선 이번 증설을 통해 생산 능력이 기존 대비 1.4배, 연간 3천억 원 내외가 증가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LS ELECTRIC도 지속적으로 증설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달 자체적으로 부산 공장의 생산능력을 2배 넘게 올린다고 공시했고요. 또한 KOC 전기를 인수하며 생산능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소식은 한 줄로 어떻게 정리해 볼까요?

<기자> "소외된 효중, 왼발을 한 보 앞으로"
정호진 기자 auv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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