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우라늄 비축, 헤즈볼라·후티는 로켓 쐈다…중동 긴장 고조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는 이란이 최근 우라늄 농축시설을 확장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란은 에브라힘라이시 전 대통령이 헬기 사고로 숨진 후 IAEA와의 핵사찰 실무 협의를 사실상 중단하고, 고농축 우라늄까지 비축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의 군사적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이 각각 이스라엘과 홍해 상선을 공격하며 중동 내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IAEA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추가 설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9∼10일 원심분리기 추가 설치 계획을 IAEA에 통보했다. 추가 규모는 원심분리기 174개로, 일부는 설치가 마무리됐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이달 IAEA 정기 이사회에서 핵시설 사찰을 위한 협력을 이란에 촉구하는 결의안이 통과된 것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라고 보고 있다. 이란 측은 미국의 입김이 들어간 ‘반(反)이란 결의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란, 트럼프 핵합의 폐기 후 우라늄 농축
합의가 깨지자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해 비축해 왔다. IAEA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 이란의 고농축(60%) 우라늄 비축량은 142.1㎏으로 3개월 전(20.6㎏)보다 크게 증가했다. 60%의 고농축 우라늄은 통상 추가 농축 과정을 거치면 2주 안에 핵폭탄 제조에 사용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늘리고 관련 시설을 확충하는 것을 두고 "핵무기 제조 시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엔 이란 내 미신고 시설에서 비밀 핵 활동이 진행 중이라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라이시 대통령 사후 실무협의도 중단
그럼에도 이란은 IAEA의 핵시설 검증 요구에 소극적이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지난달 초 이란을 방문했지만, 큰 성과를 얻지 못했고, 같은달 19일 헬기 추락 사고로 라이시 전 대통령이 숨진 뒤엔 실무 협상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미국은 이란의 원심분리기 추가 설치 계획과 관련해 “이란이 이들 계획을 시행하면 우리는 그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IAEA에 대한 이란의 비협조가 계속될 경우 압력을 계속 키울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는 제재 강도를 높이거나 최악의 경우 핵시설에 대한 군사적 조치로 나아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헤즈볼라·후티 연이틀 공격…긴장 고조
이스라엘도 레바논 해안 도시 티레 인근 마을에 대응 공습을 했다. 현지에선 이로 인해 여성 1명이 숨지고 민간인 14명이 크게 다쳤다는 소식이 나왔다. 헤즈볼라는 전날에도 이스라엘을 향해 약 250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연이틀 이어진 헤즈볼라의 공격은 지난 1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고위 지휘관인 탈레브 사미 압둘라 등이 사망한 데 따른 보복으로 해석된다.
이날 홍해 아덴만에서도 후티 반군이 발사한 대함 순항미사일 2발에 화물선이 맞아 선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공격을 받은 선박은 우크라이나 소유, 팔라우 선적의 벌크선 버베나호로 말레이시아에서 목재를 싣고 이탈리아로 향하던 중이었다. 또 다른 선박인 시가디언호도 홍해에서 후티의 공격을 받았다.
후티는 지난해 11월부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홍해를 운항하는 상선을 공격하고 있다. 지난 12일엔 자폭 무인정(수상 드론)까지 동원하며 위협 강도를 높였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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