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시추하면 지진난다"는 공무원…산유국들 다 멀쩡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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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한 서울시 공무원이 '동해 석유 시추를 못 막으면 지진이 난다'는 취지로 주장해 논란이 불거졌다.
지하, 해저 자원 개발로 인해 야기되는 지진을 흔히 '인공지진'이라 칭한다.
자원 개발과 지진의 상관관계는 지금도 국내외 여러 국가에서 연구 중인 주제로, 명확한 결론이 나온 적은 없다.
비슷하게 영국에서도 수압 파쇄법을 통한 셰일 가스 시추를 탐사했다가, 지진 우려 때문에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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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상관관계는 국내외 연구 활발
일부 가스전 지진 우려로 닫히기도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한 서울시 공무원이 '동해 석유 시추를 못 막으면 지진이 난다'는 취지로 주장해 논란이 불거졌다. 해저 자원 개발과 지진 사이의 상관관계는 지금도 국내외에서 연구 중인 주제로 알려졌다.
13일 블라인드에는 "동해 석유 시추를 반드시 막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서울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 A씨다.
A씨는 "얼마 전 전북 지진으로 온 국민이 놀랐던 거 기억나지? 그게 진도 4.8이었다"라며 "그런데 동해에서 시추하려면 땅을 뚫고 거기 안에 있는 액체를 뽑아내는 구조다. 그럼 땅은 그대로인데 밑에 받쳐주던 석유가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밑에 지반이 무너져 더 큰 지진이 날 수 있다. 이걸 못 막으면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국이 아니라 진도 7~8 이상의 강진에 평생 시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의 주장에 대해 블라인드 유저들은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공무원이 이런 글 올려도 되나", "석유 전문가도 아니면서 다 아는 것처럼 말한다", "석유 빠지면 그 안으로 바닷물은 안 들어가겠냐" 등 날 선 댓글이 이어졌다.
현재 정부는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석유 탐사 시추를 승인한 상태다. 이곳에는 약 30억배럴 이상의 석유·가스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일각에선 시추 작업이 지반을 약화해 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해저 자원 개발은 지진 위험을 높일까. 지하, 해저 자원 개발로 인해 야기되는 지진을 흔히 '인공지진'이라 칭한다. 자원 개발과 지진의 상관관계는 지금도 국내외 여러 국가에서 연구 중인 주제로, 명확한 결론이 나온 적은 없다.
다만 지진 우려가 커지면서 가스전이 폐쇄된 사례는 실존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4월 북부 호르닝언 지역의 가스전 시추를 영구 중단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호르닝언은 수십년간 네덜란드 최대의 천연가스 채굴지였던 곳이자 수출 중심지였다. 하지만 시추가 진행된 38년간 1600번의 크고 작은 지진이 일어나면서 결국 폐쇄 조처됐다.
미국을 한순간에 에너지 수출국으로 끌어올려 준 '셰일 가스'도 인공 지진의 주범으로 지목되곤 한다. 셰일 가스는 단단한 지반을 특수 폭탄으로 쪼갠 뒤, 강력한 물줄기를 발사해 가스가 흐를 통로로 깎아내는 독특한 수압 파쇄법으로 추출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반이 약해져 땅이 무너진다는 지적은 항상 제기돼 왔다. 비슷하게 영국에서도 수압 파쇄법을 통한 셰일 가스 시추를 탐사했다가, 지진 우려 때문에 중단된 상태다.
정치권에서도 영일만 해저 자원 개발에 앞서 지진 안전 대책을 확보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중기 더불어민주당 포항 북구 지역위원장은 지난 10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일만 단층 구조 특성상 시추작업 과정에서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검증 없이 시추는 절대 반대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지진이 날 가능성 자체는 있다고 보면서도 심각한 수준의 강진이 발발할 확률은 낮게 보고 있다. 국내 지진 전문가인 김광희 부산대 교수는 지난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지진이 날 가능성을) 상정한 조사, 대비는 필요하다"면서도 "큰 지진이 나도 거리가 멀어지면 피해를 일으킬 만큼의 진동은 발생하지 않는다. 석유, 가스 매장 추정지가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미리 겁 낼 필요는 없다"고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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