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에서 탁구 적극 권장" 팀 단합 위한 '두목님'의 방침, 대신 휴대전화와 헤드폰 자제

루치아노 스팔레티 이탈리아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각자 헤드폰 쓰고 휴대전화 속에 빠지는 것보다 탁구와 당구로 어울려 노는 게 낫다. 유로 2024를 준비하는 이탈리아 대표팀의 방침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는 '두목님' 루치아노 스팔레티 이탈리아 감독의 대표팀 운영 원칙을 보도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지난해 갑작스럽게 이탈리아 지휘봉을 잡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한 대표팀을 수습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유로 본선 B조에서 스페인, 크로아티아, 알바니아와 함께 편성됐다. '죽음의 조'로 불리는 B조에서 살아남는 것조차 최선을 다해야 한다.

스팔레티 감독은 대표팀 단합을 위해 내부 방침을 몇 가지 정했다. 먼저 선수들은 눈앞의 동료들과 소통하는 게 우선이고 소셜미디어(SNS)나 자신만의 핸드폰 속 세상에 갇혀 있으면 안 된다. 그래서 동료와 함께 있을 때 헤드폰을 사용하는 건 금지 사항이다.

이탈리아는 개성 강한 선수들간의 불화 가능성도 있는 팀이다. 그래서 동료를 향해 기분나쁜 농담을 하는 것도 금지다. 동료의 말투나 행동을 우스꽝스럽게 따라하는 것도 금지다. 한때 이탈리아는 안드레아 피를로가 젠나로 가투소를 심하게 골탕먹이는 등 장난을 통해 단합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스팔레티 감독은 현재 선수단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컴퓨터 게임보다는 함께 어울려 여가를 즐기라는 원칙도 있다. 매일 기본적인 일정이 정해져 있다. 12시에 전술 미팅, 12시 45분에 점심, 오후 8시에 저녁이다. 지각은 금지다. 아침 시간은 좀 더 느슨하게 운영된다. 저녁식사 이후 취침 소등 시간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각자 방에 틀어박혀 게임하는 건 막았다. 대신 공용 휴게실에 운전대형 콘솔까지 구비된 고전게임기 2개, 탁구대, 당구대가 마련돼 있다. 공용공간에서 휴대전화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

니콜로 파졸리(이탈리아 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잔루이지 돈나룸마(이탈리아).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런 원칙은 지난 3월 A매치에서 스팔레티 감독이 선수들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보고 강한 불만을 토로한 뒤 생겼다. 당시 스팔레티 감독은 경기 전날에도 게임을 하느라 잠을 줄인 선수가 있었다고 암시하며 "이탈리아 대표팀의 프로 선수들이 잠도 안 자고 새벽까지 게임을 하며 이튿날 훈련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게 맞나"라고 일갈한 바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