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치매 정복 동맹군'…함께 미국 찾은 삼진-아리-뉴로핏

이춘희 2024. 6. 1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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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켐비, 도나네맙 등 치매의 원인을 잡는 치매 치료제가 국내외에서 개발 및 상업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내 기업도 치매 정복에 도전장을 던졌다. 아리바이오의 먹는 치매 치료제 AR1001의 개발에 함께하는 삼진제약, 뉴로핏 3사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4 바이오국제박람회(바이오USA)를 '따로 또 같이' 찾아 활발한 글로벌 진출 시도를 펼쳤다.

2024 바이오국제박람회(바이오USA)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만난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 빈준길 뉴로핏 대표, 이수민 삼진제약 연구소장(왼쪽부터)[사진=이춘희 기자]

아리바이오는 한국·미국·유럽 등 총 11개국에서 초기 치매 환자 1150명을 대상으로 AR1001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국산 치매 치료제 중 처음이자 유일한 임상 3상 단계 물질이다. 뇌 질환 영상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인 뉴로핏은 이와 관련해 영상 이미지 등을 분석하는 이미징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서비스로 가세하고 있고, 삼진제약은 AR1001의 국내 임상 3상을 공동진행하는 한편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임상용 완제의약품을 생산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3사는 끈끈한 투자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삼진제약 지분 7.99%를 가진 주요 주주로 조의환·최승주 공동창업주의 우호지분으로 자리하고 있다. 삼진제약도 아리바이오 지분 5.23%를 갖고 있다. 삼진제약은 뉴로핏에도 지난 2월 1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바이오USA 현장에서 만난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이 같은 협력에 대해 "삼진제약과 뉴로핏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한국 회사가 함께 글로벌로 가면서 역량을 키우는 게 좋다고 보고 생산 쪽은 삼진제약과, 이미징 쪽은 뉴로핏과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리바이오는 이번 바이오USA에서 3상 중인 AR1001과 관련해 들어온 170여건의 미팅 요청 중 70여건을 소화했다. 정 대표는 "AR1001이 빨리 시장에 나가 환자와 만날 수 있도록 마케팅 위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진출 시 삼진제약에서 생산한 AR1001을 갖고 나갈 계획도 있는 만큼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파트너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준길 뉴로핏 대표가 2024 바이오국제박람회(바이오USA) 현장에 마련된 뉴로핏 부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사의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제 통합 솔루션 '아쿠아AD'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이춘희 기자]

뉴로핏은 이번 바이오USA에 AR1001의 임상에 가세한 이미징CRO 서비스를 한층 강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나섰다. 이미징CRO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분석이 필요한 이미지를 전문적으로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빈준길 뉴로핏 대표는 "빅 파마 등 주요 치매 치료제 개발사들과 다양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AR1001 임상 과정에서 원래 사람이 할 때 최대 1주일씩 걸리던 이미지 분석을 하루 만에 끝내고, 인간 실수(휴먼 에러)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뉴로핏은 다음 달 중으로 치매 치료제와 관련해 전반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쿠아AD를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다. 빈 대표는 "치매 치료제는 먼저 원인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인 정도를 확인하고, 치료 중 부작용 여부를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서 등의 이유로 계속 영상 촬영을 해야 한다"며 "이 같은 분석 기술을 모두 집대성한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민 연구소장을 필두로 팀을 꾸려 바이오USA를 찾은 삼진제약은 치매 외에도 뇌전증 등 신경계 질환 치료 영역을 강화하는 한편 항체·약물접합체(ADC), 알레르기 치료제 등의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애브비, 노바티스 등 글로벌 빅 파마들과 다수의 미팅을 진행했다"고 밝힌 이 소장은 AR1001과 관련해서는 "AR1001을 글로벌로는 메이저에서 위탁생산(CMO)하더라도 삼진제약도 2차 공장으로 의약품 생산을 맡는 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로핏과의 협업에 대해서는 "AI 기반의 진단에 관심이 많은 만큼 함께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며 "모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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