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주의'라는 신앙의 탈피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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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전장에서 끔찍하게 죽어 나가는 사람들을 미디어로 접하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전쟁과 평화에 이분법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지양하고 둘의 상호작용 속에서 보다 나은 방향으로의 전환을 추구할 때, 군사주의라는 개념이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서보혁 박사가 책 말미에 제시한 군사주의 연구에 남은 정책적, 학술적 과제들은 평화로운 한국 사회와 한반도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 필히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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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하 기자]
두 개의 전장에서 끔찍하게 죽어 나가는 사람들을 미디어로 접하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국경을 허무는 보건 위기, 기후 위기는 전통적인 군사 분쟁과 복합적으로 결합하여 인류의 미래를 더욱더 불확실하게 한다.
▲ 군사주의 - 폭력의 이데올로기와 작동 방식, 서보혁 |
ⓒ 최은경 |
서보혁 박사는 저서 <군사주의>(폭력의 이데올로기와 작동방식)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악화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평화주의를 부정하는 군사주의를 비판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 군사주의론의 유용성 또한 찾고 있다.
전쟁과 평화에 이분법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지양하고 둘의 상호작용 속에서 보다 나은 방향으로의 전환을 추구할 때, 군사주의라는 개념이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군사주의를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별로 재조명하고 정치경제, 노동, 젠더 등 다양한 영역의 렌즈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특히, 현대 군사주의의 다측면, 다차원적 동학에 대한 분석은 신자유주의적 군사주의에 집중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자본주의를 기치로 한 경제적 이익과 서구적 가치 보호를 명분으로, 그 반대 세력들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군사주의는 자유주의와 함께 긴밀하게 연결되며 확장되어왔다. 즉, '신자유주의적 전쟁'은 '선'이 되었고, 그 '선'으로 간주되지 않는 모든 정치적 실체는 '악'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에 따라 현대 국제질서에서 선과 악의 이분법은 고착화되었다. 이는 군대식 사고방식과 행동 방식을 민간 영역에 적용하며, 사회 전체를 그 '악'과의 전쟁 준비 태세에 나서게 하는 군사화 효과를 증폭시키고야 만다.
한반도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서보혁 박사는 이러한 군사주의가 한반도에 가져오는 영향에 대한 분석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다. 사실, 군사주의의 역사에서 한국전쟁이 함의하는 바는 상당하다.
한국전쟁은 냉전 체제 경쟁 아래 군사화를 지속시키는 수단이 되었고, 그 여파로서의 전쟁 트라우마는 한국 내 군사주의의 지방화, 사회화, 가정화 그리고 내면화를 촉진했다. 남북 관계에 대한 뿌리 깊은 군사주의적 논리는, 현재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관계'를 천명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분단정전체제를 지속시킬 따름이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한반도 상황의 평화로운 전환을 위해 탈군사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필요성은 한반도에만 그치지 않고 우크라이나와 가자의 참상과도 연결된다. 그렇기에 더더욱 군사주의 신앙의 탈피가 요구되는 바이다. 탈군사화를 모색하기 위한 첫 걸음은 응당 '군사주의'가 무엇인지를 깊이 탐구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군사주의 : 폭력의 이데올로기와 작동방식>은 한국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군사주의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풀어낸 훌륭한 지침서라고 평가할 만하다. 또한, 서보혁 박사가 책 말미에 제시한 군사주의 연구에 남은 정책적, 학술적 과제들은 평화로운 한국 사회와 한반도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 필히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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