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폭동 3년'만에 의회 복귀…바이든 "내 아들은 감형 없다"

강태화 2024. 6. 1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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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사태를 선동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3년여만에 의사당에 돌아왔다. 공화당 의원들은 생일 케이크까지 준비해 그를 맞았다. 의회사의 오점으로 남은 폭력 사태에 대한 유감 표명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전국 공화당 상원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78번째 생일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 의사당 인근에서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과 조찬 회동을 한 데 이어, 오후엔 전국공화당상원위원회 빌딩에서 상원의원들을 만났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 조찬에서 하원의원들은 단체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며 트럼프에 대한 열렬한 지지를 표명했다. 로저 윌리엄스(텍사스) 의원은 전날 민주당과의 야구 시합에서 사용했던 야구 방망이와 공을 선물했다. 공화당은 해당 경기에서 31대 11로 이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판세와 낙태 문제, 국경과 관세 문제 등을 언급했다. 다만 맷 게이츠(플로리다) 의원은 미국 언론에 “회동의 성격은 단합 대회(pep rally)였다”고 전했다.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사태 이후 3년여만에 워싱턴 의회에 복귀했다.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78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케이크를 미리 준비해 깜짝 생일파티를 열었다. 트럼프 캠프

상원의원들은 깜짝 생일파티를 위해 대형 케이크를 미리 준비했다. 의회 폭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 관계가 껄끄러웠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참석해 그와 수차례 악수를 나눴다. 두 사람의 만남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현지 언론에 “긍정적 만남이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에는 지지를 선언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내게 탄핵 찬성 표결을 한 공화당 하원의원 10명 중 대부분이 더 이상 의회에 재직하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또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공화당 소속 의원 2명을 특정했다고 한다. 특히 이 중 데이비드 발라다오(캘리포니아) 의원에 대해선 “그를 결코 사랑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캐피톨 힐 클럽'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의원 면담에 앞서 진행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CEO, 팀 쿡 애플 CEO 등 최소 80명의 CEO가 총출동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연방 법인세율을 21%에서 20%로 낮추는 등 감세 공약과 함께 규제 완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정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화당에는 엄청난 단결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미국은 쇠퇴하고 있는 나라이자 세계에서 비웃음을 받고 있는 나라”라며 “전 세계의 비웃음을 사는 지도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1년 1월 6일 미국 워싱턴 의회에 난입한 트럼프의 지지자들. EPA=연합뉴스

그러나 의회 주변의 시민들은 트럼프의 복귀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JG 헤링턴은 중앙일보에 “중범죄로 유죄 평결을 받은 사람이 의회에 돌아온 것은 오만한 행동”이라며 “트럼프가 워싱턴에 없는 것이 더 낫고, 1월에도 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찰리 갈리거는 “나는 공화당원이지만 지금의 공화당은 잘못됐다”며 “트럼프 탄핵에 찬성했던 리즈 체니 전 의원의 말이 옳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비판했다. 바이든 캠프는 의회 주변에 전광판을 설치하고 1·6 사태 당시 장면을 담은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영했고, 경합주에도 유사한 광고를 내보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오늘 내란 선동자가 범죄 현장으로 돌아왔다”고 꼬집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방위군 기지에 도착한 뒤 차남 헌터 바이든을 포옹하고 있다. 배심원단은 이날 헌터 바이든에게 총기 불법 소지 혐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AFP=연합뉴스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현지 회견장에서 총기 불법 소유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차남 헌터 바이든의 형(刑)을 감형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배심원단의 결정을 따를 것이며, 사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트럼프와의 차별화를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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