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명' 김영진 "이재명에 당헌·당규 재고 요청, 변화 없었다"

"당헌·당규, 너무 급히 임기응변식으로 개정해"
박찬대 '李 착하다' 발언엔 "감성적으로 본 것"
"장경태, 왜이리 급하게 진행하는지 물어봐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7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영진·조정식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이재명 맞춤형' 당헌·당규 개정에 공개 반대 의사를 표했던 '원조 친명'(친이재명)계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에게 최근 거듭 재고를 요청했지만 변화는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친명계 핵심 그룹으로 알려진 7인회 소속 김영진 의원은 14일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이 대표에게 내 의견을 충분히 얘기했고, 시기와 방법·절차·내용에서 조금 조절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면서도 "이 대표가 (내 의견을) 깊게 들었는데 그 결과는, 특별한 변화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너무 빠르고 급하게 임기응변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하고 있다"며 "이렇게 중요한 당헌·당규는 과거에도 전당대회 준비TF를 통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TF에 다양한 의견을 가진 의원이 들어가고 전문가도 들어가고 외부 관계자도 들어가서 논의하는 것이 민주당의 보편적인 당헌·당규 개정의 방향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의 이같은 지적은 그간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친 뒤 결론을 내렸던 전례와 달리, 이번엔 신중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헌·당규 개정 과정에서 이 대표 본인이 반대 의사를 냈지만 지도부가 설득했고,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너무 착하다'고 박찬대 원내대표가 말한 데 대해선 "박 원내대표의 생각"이라며 "박 원내대표가 그런 감성적인 면에 강한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감성적으로 본 것일 것"이라고 미묘한 평가를 내렸다.

아울러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주도하는 친명계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 겸 당헌·당규개정TF단장을 향해선 "장경태 준비위원장인가 TF단장인가, 그분한테 왜 이렇게 급하고 빠르게, 의사 수렴을 하지 않고 진행하는지에 대해 물어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