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자전거를 타며 생각해 본 에너지 정책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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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좌우로 약간만 조정하면 균형 잡고 일정 경로를 유지하며 갈 수 있다.
경제에서 자전거를 전진하게 하는 가이드 역할은 정부가 담당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국민들이 에너지 정책을 균형 있게 바라보도록 나름의 논리를 갖고 설득을 해야 하지 않을까? 다음 세 가지 논거는 그래서 필요해 보인다.
LNG 발전은 석탄에서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전환을 할 경우 유발할 수 있는 충격을 완화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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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좌우 핸들 균형 잡아야
민간이 페달 돌려 성장 가속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좌우로 약간만 조정하면 균형 잡고 일정 경로를 유지하며 갈 수 있다. 경제에서 자전거를 전진하게 하는 가이드 역할은 정부가 담당할 수 있다. 정부가 바뀌면서 좌우로 핸들을 지나치게 많이 꺾으면 국민 생활이 어지럽다.
에너지 정책을 보자. 지난 5월 31일 정부의 신규 원전 3기 건설과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 1기 도입을 반영한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발표됐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친환경이나 비싸다. 지난 정부에서 태양광이 돈이 된다며 국민 삶에 중요한 염전을 갈아엎은 사태를 목도했다.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여파로 천일염 생산 생태계가 붕괴 위기에 봉착했다. 시간이 갈수록 경지 면적이 줄어 식량 자급률이 떨어졌다. 태양광 발전 사업도 좋지만, 식량안보를 위협하면서까지 재생 에너지사업을 진행하는 게 맞나?
태양광·풍력·수력 같은 재생에너지는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위해서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기반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국가에서 재생에너지가 만능일 수는 없다. 바람과 해는 항상 우리 곁에 있지 않다. 바람은 어떤 날 불지 않고 해는 밤에 숨어 버린다. 에너지의 변동성과 간헐성 문제가 그래서 생긴다. 이를 보완하는 게 중요한데 원전은 경직성 전원이라 간헐성을 보완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어왔다.
세계적으로 원전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가동과 정지, 출력 조절에 긴 시간이 걸리는 원전 문제가 재생에너지와 조화할 수 있는지가 여러 차례 논의되어 왔다. 원전의 출력이 너무 큰 탓에 비싼 재생에너지를 가동할 경우 전력망에 큰 충격을 줄 위험이 있어 둘은 궁합이 안 맞는 전원이란 게 일반적 시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국민들이 에너지 정책을 균형 있게 바라보도록 나름의 논리를 갖고 설득을 해야 하지 않을까? 다음 세 가지 논거는 그래서 필요해 보인다.
첫째, 전 세계는 LNG의 역할에 주목한다. LNG 발전은 석탄에서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전환을 할 경우 유발할 수 있는 충격을 완화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기술적으로 전력 계통 운영에 있어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유럽연합(EU)이 원자력발전과 LNG를 녹색산업 분류 체계인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했기에 명분도 있다.
둘째, 근래 개발되는 발전용량(300MWe 안팎)이 작은 SMR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이는 기존 대형원전과 다르게 전력을 자유로이 조절하는 부하추종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장점이 있다. 정교한 출력 조정 차원에서는 가스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만 못하지만, 다양하게 활용하면 기존 원전의 능력을 보강할 수 있다. 다만, SMR은 설비용량이 커질수록 단위 발전량 당 건설비가 적게 드는 ‘규모의 경제’와는 반대로 갈 것이란 비판을 잠재워야 한다. 기술력이 급속도로 발전돼야 한다는 말이다.
셋째, 우리나라 원전이 수요에 따라 출력을 기민하게 조절하는 부하추종운전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프랑스나 독일은 초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스스로 제어 방법을 개발해서 경직적이지 않게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원전을 탄력적으로 운전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책 결정 문제이다. 정부가 이에 대한 정책 역량을 집중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자체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자전거 페달이 뒤로 후퇴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신뢰가 가득한 정책으로 정부가 자전거 핸들의 균형을 잡으면 민간이 페달을 열심히 돌려 성장을 가속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윤활유를 뿌려 줄 수 있다. 지금 우리는 민관의 균형된 역할 분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걸까?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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