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기다림' 스페인, 젊은 피 앞세워 새로운 황금기 맞이할까

박시인 2024. 6. 1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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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24 주요 팀 분석 ⑤] 스페인

[박시인 기자]

 스페인 대표팀 프로필 촬영
ⓒ 스페인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스페인은 1964년과 2008년, 2012년 유로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독일과 함께 최다 우승(3회) 공동 1위에 올라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2010 남아공 월드컵을 포함해 메이저 대회 3연패를 차지하며 정점에 올랐지만 이후 성적은 매우 실망스럽다. 지난 유로 2020에서 4강에 오른 것이 최고의 성적일 만큼 전성기 포스를 잃어버린 지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다.

FOCUS 1 : 데 라 푸엔테 감독 선임 후 상승세

스페인은 가장 최근 메이저대회인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로코 돌풍의 희생양으로 전락하며 16강 탈락에 머물렀다. 결국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물러나고 루이스 데 라 푸엔테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을 오랫동안 역임한 그는 2019 UEFA 유로 U-21 챔피언십 우승,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남기며 A대표팀으로 승격했다. 현재 스쿼드에 있는 다수의 선수들을 지도해본 경험과 연령별 대표팀부터 이어진 연속성은 큰 장점이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의 기조는 전임 엔리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높은 볼 점유율과 후방에서의 세밀한 빌드업,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가한다.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발탁했으며, 대표팀 경력이 없던 르 노르망(소시에다드)를 발굴해 주전 센터백으로 안착시킨 것은 긍정적이다.

감독 교체 직후 스페인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지난해 3월 스코틀랜드와의 유로 2024 예선에서 0-2로 패하며 다소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6월 2022-23 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9월 재개된 유로 2024에서 파죽의 6연승으로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7개월 만에 열린 스코틀랜드와의 리턴 매치에서 2-0으로 승리하며, 패배에 대한 피드백을 얻고, 팀을 진취적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FOCUS 2 : 팀 주축으로 자리 잡은 신예들 

한 세대를 풍미했던 사비 에르난데스, 사비 알론소, 다비드 실바, 세르히오 부스케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제라르 피케, 카를레스 푸욜 등 황금세대들이 물러나고, 전 포지션에 걸쳐 재능있고 어린 자원들로 대체됐다. 

최근 10년 동안 거듭되는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세대교체 만큼은 점진적으로 이뤄냈다. 페드리, 라민 야말, 페르민 로페즈(이상 바르셀로나), 니코 윌리암스(빌바오) 등이 대표팀에서 주전급으로 뿌리내렸다.

특히 야말은 2007년생으로 16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은 특급 유망주다. 화려한 발재간과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야말은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단숨에 우측 윙 포워드 자리를 꿰찼다. 반대편에 위치하는 니코 윌리암스는 빠른 주력과 돌파력이 장점이다.

지난 유로 2020에서 최고의 영 플레이어로 각광 받은 페드리는 2002년생으로 어리지만 유로와 월드컵을 한 차례씩 출전하며 누구보다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와 함께 중원에서 시너지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FOCUS 3 : 스트라이커 부재... 결국 모라타에게 달렸다

스페인은 이번 유로 2024에서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알바니아와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조별리그부터 가시밭길인 셈이다. 스페인은 우승후보로 분류되면서도 다소 임팩트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뒤따르는 이유는 최전방 공격수 부재다.

주전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아틀레티크 마드리드)의 골 결정력이 얼마나 터져줄지 미지수다. 유로 2016 4경기 3골, 유로 2020 6경기 3골, 2022 카타르 월드컵 4경기 3골의 기록은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득점의 꾸준함 부족과 쉬운 득점 기회를 놓치는 장면이 비일비재한 것은 못내 아쉽다.

스페인이 메이저 대회 3연패를 일궈낸 원동력은 다비드 비야, 페르난도 토레스와 같은 한 방을 보유한 골잡이들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다. 결국 스페인이 우승으로 가려면 최전방 공격수의 무게감이 높아야 한다.

좌우 윙포워드 윌리암스, 야말은 득점에 특화된 자원으로 보기 어렵다. 페드리, 파비안 루이스(PSG) 등 중앙 미드필더들도 마찬가지다. 펄스 나인으로 포진할 수 있는 오야르사발(소시에다드)이 최근 안도라, 북아일랜드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4골을 몰아치며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한 바 있다.

이밖에 호셀루(레알 마드리드)가 후반 조커 자원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도 우승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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