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세트 접전' 모랄레스호, 프랑스 잡고 2승 수확

양형석 2024. 6. 1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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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13일 VNL 3주차 프랑스전에서 3-2 승리, 정지윤-강소휘 38득점 합작

[양형석 기자]

한국 여자배구가 풀세트 접전 끝에 프랑스를 꺾고 대회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3일(한국시각) 일본 호쿠오카 기타큐슈의 서일본전시장 특설코트에서 열린 2024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2번째 경기에서 프랑스를 세트스코어 3-2(25-23,21-25,17-25,25-22,15-13)로 꺾었다. 지난 5월 20일 태국을 상대로 VNL 30연패를 끊었던 대표팀은 이후 다시 5연패에 빠졌다가 프랑스를 제물로 짜릿한 대회 두 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한국은 12일 일본전에서 17득점을 올렸던 정지윤이 블로킹 2개와 서브득점 3개를 포함해 20득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고 에이스 강소휘도 블로킹 2개와 서브득점 1개로 18득점을 보탰다. 미들블로커 콤비 정호영과 이다현 역시 10개의 블로킹을 합작하며 나란히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는 활약을 선보였다. 프랑스를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낸 한국은 14일 이탈리아를 상대로 3주차 3번째 경기를 치른다.
 
 2주차 4경기에서 모두 패했던 한국은 3주차 2번째 경기에서 프랑스를 꺾고 대회 2승째를 따냈다.
ⓒ 국제배구연맹
 
모랄레스호의 3번째 타깃이 된 프랑스

한국 여자배구는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 부임 후 2년 연속 VNL 전패를 당하며 세계랭킹이 4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한국 여자배구는 모랄레스 감독 부임 후 첫 국제대회였던 2024 VNL에서도 1주차 첫 3경기에서 모두 0-3으로 패했다. 하지만 모랄레스 감독과 선수들에게는 대회를 치르면서 한 주에 1승씩 노린다는 확실한 목표의식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 5월 20일 태국을 꺾으면서 길었던 VNL 30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미국으로 자리를 옮긴 모랄레스호의 2주차 목표는 불가리아전 승리였다. 1주차에서 4전 전패를 당하며 대회 최하위로 떨어진 불가리아는 모랄레스호의 대회 첫 연승제물이 되기에 적절한 상대였다 실제로 한국은 불가리아전에서 첫 세트를 내준 후 2,3세트를 따내며 승리가 가까워지는 듯 했다. 하지만 한국은 불가리아에게 4,5세트를 내주며 불가리아 첫 승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한국에게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아쉬운 경기였다.

한국은 불가리아전에서의 아쉬운 재역전패 이후 폴란드와 튀르키예, 캐나다를 상대로 내리 0-3 패배를 당하며 4연패로 2주차 일정을 마쳤다. 그리고 마지막 3주차에서는 세계랭킹 4위의 이탈리아와 6위의 일본, 9위의 네덜란드,20위의 프랑스를 상대하게 됐다. 물론 한일전 같은 상징성 있는 경기도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모랄레스호가 3주차의 타깃으로 삼을 수 있는 팀은 세계랭킹이 가장 떨어지는 프랑스였다.

2024 파리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는 올림픽에 자동 출전하지만 세계랭킹 7위에 올라있는 남자배구와 달리 여자배구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그리 높지 않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도 프랑스는 2주차까지 한국과 풀세트 접전을 벌였던 불가리아를 상대로만 1승을 따냈을 뿐 9경기에서 1승8패로 16개의 참가국 중 15위에 머물러 있었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승리를 노릴 수 있는 마지막 상대나 다름 없었다.

2,3세트 내주고 4,5세트 따내며 재역전승
 
 정지윤은 3주차 2경기에서 37득점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주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 국제배구연맹
 
신장이 좋은 프랑스를 상대로 이다현과 정호영을 선발 미들블로커로 세운 한국은 3주차 들어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정지윤의 활약에 힘입어 1세트를 25-23으로 승리했다. 경기의 기선을 제압한 귀중한 세트 승리였지만 한국은 2세트에서 세트 후반까지 프랑스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가 표승주와 강소휘의 범실이 나오면서 2세트를 내줬고 3세트마저 17-25로 패하며 프랑스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은 4세트에서 정지윤과 강소휘의 꾸준한 활약과 교체로 들어간 아포짓 스파이커 문지윤의 깜짝 활약이 더해지면서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한국의 끈질긴 추격이 이어지자 프랑스는 더블컨택트와 캐치볼 등 범실이 연속으로 나왔다. 그리고 한국은 이 기회를 틈타 문지윤의 연속 공격과 이다현의 다이렉트킬을 묶어 4세트를 25-22로 가져오며 경기를 마지막 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는 그야말로 물고 물리는 접전의 연속이었다. 한국은 세트 중반 프랑스의 범실에 힘입어 9-6까지 리드를 잡았지만 곧바로 높이를 앞세운 프랑스의 공격에 밀려 동점을 허용했다. 그렇게 13-13이 됐을 때 모랄레스 감독은 표승주를 원포인트서버로 투입했다. 상대범실을 유도하는 날카로운 서브로 매치포인트를 만든 표승주는 14-13에서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서브득점까지 올리면서 한국의 대회 두 번째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공격득점에서 프랑스에게 52-75로 크게 뒤졌지만 블로킹에서 14-9, 서브득점에서 8-3으로 앞서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토털스코어에서 103-108로 뒤진 한국이 3-2로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사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한국 여자배구의 현실적인 목표는 VNL 연패탈출이었다. 하지만 모랄레스호는 연패탈출에 이어 대회 두 번째 승리까지 따내는 성과를 만들며 '김연경 없는' 여자배구 대표팀의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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