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이래서 토트넘 센터백 노렸다! '충신 만능 수비수' 나초 중동행으로 후방 보강 필수

김정용 기자 2024. 6. 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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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초 페르난데스(레알마드리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레알마드리드가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노린다는 이적설이 대두되더니, 이어 기존 센터백 나초 페르난데스의 이탈 소식이 전해졌다. 퍼즐이 맞춰졌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나초가 사우디아라비아로 가기까지 단 한 걸음 남았다. 카림 벤제마 소속팀 알이티하드와 2년 계약을 맺을 것"이라며 중동행이 코앞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나초는 6월 말일 만료되는 현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떠나게 된다. 알이티하드가 제시한 연봉이 2,000만 유로(약 296억 원)나 되는 거액이다. 유럽에서는 나초는커녕 세계 최고 기량의 센터백도 받기 힘든 돈이다. 레알에서 근속기간을 인정 받아 연봉이 꽤 오른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알이티하드가 제시한 액수의 약 4분의 1에 불과했다. 알이티하드 단장이 마드리드를 방문해 나초를 직접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초가 떠나면 레알 수비진에는 큰 구멍이 뚫린다. 나초는 레알 유소년팀에서 2013년 1군으로 승격된 뒤 단 한 번도 이적하지 않고 꾸준히 뛰어 왔다. 센터백이 본업이며 좌우 풀백도 팀이 요구하면 묵묵히 수행한다. 개인기량 면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지만, 헌신과 다양한 활용도를 인정 받아 왔다. 스페인 대표팀 소속으로 유로 2024도 참가한다.


나초의 이탈이 레알에 얼마나 큰 공백인지는 선수단 상황을 보면 안다. 레알이 지난 시즌 주전급으로 기용한 붙박이 센터백은 안토니오 뤼디거 단 한 명뿐이다. 두 번째로 많은 선발출장을 기록한 센터백이 나초였는데 스페인 라리가에서 17경기를 선발로 뛰었다.


이처럼 나초의 비중이 높았던 이유는 주전급 센터백들이 여럿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에데르 밀리탕은 시즌 첫 경기에서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전반기를 거른 뒤 시즌 막판 복귀했다. 그런데 복귀 이후에도 좀처럼 선발 출장하지 못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오히려 나초 선발 출장을 선호했고, 밀리탕은 경기 막판 굳히기 용으로 투입되는 수준이었다.


센터백과 레프트백을 오갈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데이비드 알라바 역시 장기부상으로 지난 시즌 절반 가량을 거른 데다 시즌 막판 재수술 소식도 있었기 때문에 새 시즌 역시 한동안 출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알라바 역시 중동 이적설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로메로(왼쪽), 손흥민(오른쪽). 서형권 기자
안토니오 뤼디거(레알마드리드). 게티이미지코리아

밀리탕과 알라바 모두 일시적인 부상이 아니라 그 여파가 새 시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초가 떠날 경우 믿음직한 센터백은 뤼디거 단 한 명만 남는다.


완벽한 주전 멤버가 없는 건 좌우 풀백도 마찬가지였다. 오른쪽은 다니 카르바할, 왼쪽은 페를랑 멘디가 주전이었지만 두 선수 모두 라리가 25경기를 넘기지 못했다. 수비진 모든 위치에 언제든 결원이 발생할 수 있다.


미드필더 오렐리앙 추아메니가 센터백을, 에두아르도 카마빙가가 레프트백을 겸하면서 수비 공백에 대처해주는 경우도 잦았지만 다음 시즌은 토니 크로스의 이탈과 루카 모드리치의 더 저하될 체력을 감안한다면 두 미드필더 모두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


이런 사정을 모두 감안한다면 레알은 나초의 공백을 애매한 멀티 수비수가 아니라 확실한 주전급으로 메워야 한다는 결론이 난다. 로메로 영입설을 이해할 수 있는 이유다.


로메로가 보여준 기량은 레알이 관심을 갖기 충분하다. 아르헨티나 대표 로메로는 이탈리아 세리에A를 통해 유럽 무대에 진출했는데 2020-2021시즌 아탈란타 소속으로 세리에A 시즌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되는 등 뛰어난 활약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1년 여름 토트넘이 임대 후 완전이적 형식으로 영입했다. 거친 플레이로 아쉬움을 살 때도 있지만 그만큼 활동반경이 넓은 현대적 수비수라는 뜻도 된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5골로 공격력까지 보여줬다.


로메로가 아니더라도 수비수 영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자연스레 레알은 센터백 아닌 포지션의 영입을 후순위로 미룰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바이에른뮌헨 레프트백 알폰소 데이비스 영입설은 안 그래도 수그러들던 것이 쑥 들어가게 생겼다.


세계 최고를 바라보는 선수라면 누구나 레알 이적설에 이름이 오르내리기 마련이다. 그동안 토트넘에서 레알과 연결된 선수는 한때 벤제마의 대체자로 진지하게 거론되던 해리 케인(현 바이에른뮌헨), 그리고 윙어 보강이 필요할 때 종종 언급되던 손흥민 정도였다. 손흥민은 진지한 이적설이 아닐 때도 레알과 연결할 만한 뛰어난 공격자원이 필요하면 보도에 인용되곤 했다. 이때의 레알 이적설은 진지한 가능성이 아니라 '실력 인증 마크'에 가까웠다. 하지만 로메로는 레알 사정을 볼 때 좀 더 현실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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