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젓가락 길이가 왜 다른가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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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목회자 모임에서 탁구대회를 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중국의 젓가락이 우리보다 크고 일본은 우리보다 작은 이유를 알지 못했다.
지금도 명문가에선 그 전통이 남아 있어서 몇몇 음식은 종손이 직접 만든다고 한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밥 짓기에서 해방된 전기밥솥의 역사에 대한 부분도 실감나고 , 1970년대에 김치 볶음밥이 유행하기 시작한 이유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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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권 기자]
얼마 전 목회자 모임에서 탁구대회를 했다. 물론 상품도 내걸었다. 소금도 있었고 고구마도 있었고 김과 산양유도 있었다. 그중에는 원목도마도 있었다. 최규형 목사가 직접 나무를 다듬어 만든 나무도마였다. 그 분에게는 도마를 만드는 특별한 재주와 기술이 있었던 것이다. 종종 그런 도마를 만들어서 선물도 하고 판매도 한다고 했다.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드 캠퍼스의 연구팀에 따르면 대장균 같은 질병과 관련된 세균은 나무도마보다 플라스틱도마에서 더 오래 살아 남았다. 생고기를 사용한 후 물로 세척한 실험에서도 플라스틱도마가 나무도마보다 두 배나 더 많은 살모넬라균을 증식시켰다."(76쪽)
장원철의 <주방 오디세이>(글항아리·2023)에 나오는 내용이다. 플라스틱도마보다 나무도마가 살균력이 더 낫다는 것이다. 이 책은 주방이라는 공간에서 음식을 만들고 차리고 치우는 모든 도구들에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젓가락과 숟가락, 칼과 도마, 냄비와 밥솥, 프라이팬과 밥상, 냉장고와 유리제품, 도자기 그릇과 스테인리스 그릇 그리고 식기세척기 등.
▲ 역사와 문화로 보는 주방 오디세이 - 칼과 도마, 젓가락과 냄비가 품고 있는 삶의 풍경들, 장원철(지은이) |
ⓒ 글항아리 |
그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몇 권의 책을 쓰고 번역하다가 장사를 시작했다. 남문 그릇도매상가에서 5년간 업소용 그릇과 주방 도구 등을 판 게 그것이다. 물론 그릇 말고도 냉장고와 가스레인지 등 음식점이 필요한 온갖 물건을 다뤘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여러 박물관과 도서관에서 꺼낸 이야기들을 버무려서 맛깔나게 쓴 게 이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중국의 젓가락이 우리보다 크고 일본은 우리보다 작은 이유를 알지 못했다. 아니 생각 자체를 해 본 적이 없었다. 이 책에서는 그는 이렇게 소개한다. 중국 사람들은 밥을 먹을 때 반찬을 상 가운데에 놓고 온 식구가 둘러앉아 반찬을 집기 때문에 젓가락이 길고, 일본은 독상 형태로 각자가 자기 먹을 반찬을 집기 때문에 그게 작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중간 유형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듯 여러 가지 재밌고 새롭게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중에는 여성들이 읽으면 깜짝 놀랄 만한 내용도 있다. 천명을 타고난 고귀한 왕가에서는 제사 음식에 여인의 손끝이 닿는 걸 무례하고 해괴한 일로 봤다는 게 그것이다. 지금도 명문가에선 그 전통이 남아 있어서 몇몇 음식은 종손이 직접 만든다고 한다. 그런 종갓집에 시집가는 여성들이 명절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는 걸까?
물론 그런 가치관이 민가로 가면서 점차 알맹이가 빠졌다고 한다. 모든 음식을 여성의 노동으로 마련하고 제사상에 진설하는 것만 남자들이 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살짝 아쉬운 대목이 그 부분이다. 언제 어느 과정에서 왜 그렇게 됐는지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까지 추적하기에는 사료가 없었는지 아니면 그 자체를 별로 대수롭게 생각할 게 아니라 자연스런 과정으로 받아들여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밥 짓기에서 해방된 전기밥솥의 역사에 대한 부분도 실감나고 , 1970년대에 김치 볶음밥이 유행하기 시작한 이유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더욱이 여름철이면 빙수가 유행하는데 19세기 초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겨울에 채굴한 얼음을 어떻게 보관했는지 또 물이 얼 수 있는 곳에 부동산이 생긴 이유도 잘 설명해 준다. 이 책은 그야말로 '부엌에 관한 작은 역사'라 해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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