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MZ)에게 맡겼더니 보험도 힙해졌다"[금융人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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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이 보험에 무심하던 2030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20·30대 상품 담당 팀원 4~5명이 SNS나 주변 경험에서 트렌드를 파악할 때마다 아이디어를 던져요. 일하다가 불쑥 '팀장님, 이거 어때요?' 하죠. 아이디어 회의 시간도 따로 없어요. 저는 MZ세대와 기성세대의 의견이 갈릴 때 과감히 젊은층의 손을 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기존 상품을 단순 축소해 보험료를 낮춘 다른 미니보험과 달리, 앨리스는 젊은 고객의 니즈에 맞는 이색 상품을 설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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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는 은행·증권에 긍정적…보험은 왜"
"세대별 의견이 갈린다? 과감히 MZ 편들어"
이색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이 보험에 무심하던 2030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덕밍아웃상해보험’은 아이돌 공연장을 찾았다가 다치면 치료비를, 인터넷에서 포토카드를 살 때 사기를 당하면 피해액을 보상한다. 사고 걱정 없이 캠핑을 다녀올 수 있는 ‘캠핑차박보험’이나 스마트기기의 값비싼 수리비에 대비하는 ‘스마트기기보험’, 보이스피싱에 쉽게 노출되는 부모님을 위한 ‘불효자보험’도 있다. 모두 롯데손해보험의 생활밀착형 보험 플랫폼 ‘앨리스’에 입점한 이색 보험상품이다.
앨리스를 운영하는 김희준 롯데손보 앨리스팀장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롯데손보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려고 4년을 야심 차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보험밥’만 18년차인 그는 “요즘 친구들에게 은행·증권은 자산을 불리는 기회라는 긍정적인 이미지인 반면, 보험은 일단 어렵고 필요성도 모르겠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며 “보험사들이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만 영업하고 미래 고객에게 다가가지 못하니 산업 자체가 정체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업계엔 MZ세대를 겨냥한 미니보험이 과연 성공할지 의구심이 파다했다. 월 보험료가 1000원대에서 1만원 미만인 만큼 당장 이익을 내기 어렵다.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우려도 많았다. 젊은 세대가 일회성 고객에 그치지 않고 ‘진성 고객’으로 남는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앨리스를 기획하면서도 반신반의하는 마음이었다”며 “상품 출시 이후 20·30대의 관심이 늘어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지금은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현재 앨리스에 출시된 미니보험은 총 20개. 지난해 8월 플랫폼 출범 이후 약 10개월 만에 판매건수는 9만5000건을 돌파했고 방문자수는 250만회를 넘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반응도 뜨겁다. 김 팀장은 “TV 광고나 연예인 모델 같은 대대적인 마케팅이 없었는데도 앨리스 상품은 온라인상에서 자체 바이럴됐다”며 “덕밍아웃상해보험은 아이돌 팬이 많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스마트기기보험은 게임기 관련 네이버 카페에서 화제가 되면서 계약이 차곡차곡 들어왔다”고 언급했다.
앨리스의 흥행 이유로 김 팀장은 “‘니치(niche·틈새시장)’를 파고든 덕분”이라고 밝혔다. “20·30대 상품 담당 팀원 4~5명이 SNS나 주변 경험에서 트렌드를 파악할 때마다 아이디어를 던져요. 일하다가 불쑥 ‘팀장님, 이거 어때요?’ 하죠. 아이디어 회의 시간도 따로 없어요. 저는 MZ세대와 기성세대의 의견이 갈릴 때 과감히 젊은층의 손을 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기존 상품을 단순 축소해 보험료를 낮춘 다른 미니보험과 달리, 앨리스는 젊은 고객의 니즈에 맞는 이색 상품을 설계하고 있어요.”
김 팀장과 앨리스가 꿈꾸는 목표는 세계 1위 미니보험 플랫폼이다. 김 팀장은 “미니보험 플랫폼 기획을 시작한 2020년부터 국내외를 막론하고 벤치마킹 모델을 찾았지만 아직 앨리스만한 플랫폼이 없다”며 “국내 상위사는 물론 해외 보험사의 사이버마케팅(CM) 채널까지 뒤졌지만 우리나라 금융환경과 맞지 않거나 오히려 해외가 뒤처진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니보험 수십개를 탑재하고 꾸준한 수익을 내는 롱테일 전략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며 1위 자리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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