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로 시작한 언론개혁, 尹정부 언론장악과 다를 게 없다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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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에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최근 전반기 상임위는 반드시 문화체육위원회를 가겠다는 뜻을 주변에 전했다.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등 언론 4개 단체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 일각의 언론 징벌 배상 추진을 가장 반길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거액의 봉쇄 소송 남발로 비판 언론의 권력 견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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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에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최근 전반기 상임위는 반드시 문화체육위원회를 가겠다는 뜻을 주변에 전했다. 이유는 허위조작 보도를 하는 신문 매체들을 규제하기 위해서다.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방송3법 개정안은 추진하고 있으니 본인은 ‘신문 매체’를 겨냥해 언론을 개혁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언론 개혁을 외치면서 칼자루를 가장 먼저 뽑아든 건 정청래 최고위원이다. 정 최고위원은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최대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여하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언론중재법)’을 지난달 31일 발의했다. 21대 국회에서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다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강행 처리를 하지 못하자 22대 개원하자마자 재발의했다. 법안은 허위 사실임을 인지하고도 피해자에게 극심한 피해를 줄 목적으로 왜곡한 보도를 ‘악의적 보도’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이 언론개혁법안은 깊은 고민이 부족한 듯 보인다. 그저 언론에 대한 징벌의 찬반 여부만을 근거로 하고 있다. 허위정보에 대한 정의, 허위 조작 정보를 확산한 언론의 고의성을 판단할 근거 등을 차치하더라도 관련 법안은 왜 시민은 기성 언론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지, 언론은 무엇을 간과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논의는 생략한 채 법안이 발의됐다.
민주당이 이러한 법안을 내는 이유는 단순하다.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가는 현장마다 따라다니는 지지자와 유튜버들은 기자들에게 ‘기레기’ ‘똑바로 써라’ 등 온갖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언론으로서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질문에도 답하기 난처하다고 판단되면 질문한 기자를 향해 야유와 고성을 쏟아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취재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받아주기를 꺼리거나 어려워했다. 하지만 진보 성향의 유튜브 매체의 인터뷰는 흔쾌히 응했다. 대부분 독자층이 지지자들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어서 일 것이다. 이미 기성 매체들은 현장에서, 아니 민주당 취재 현장에서 소외되고 있었다.
이제 대놓고 기성 매체를 믿지 말라고 말하기도 한다. 최근 민주당 중진 및 상임고문들이 22대 당선인들을 상대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이때 모 고문은 당선인들에게 “레거시 미디어에게 기대를 걸지 말고 유튜브에 나가라”라고 말했다. 기성 매체는 이미 모두 보수화되어있으니 우리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당 인사들이 적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지지자들 및 진보 성향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들이 기성 매체들을 현장에서 쫓아내고 처벌의 수위를 높이자고 외치고 있다.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로 인한 피해로부터 시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 쌓인 기성 언론에 대한 적대감이 법에 반영되면서 본질이 빠진 처벌법은 얼마나 민주적인지 묻고 싶다. 이 법안은 이미 언론 징벌 배상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규제의 범위는 어디까지 할 것인지, 허위 정보 조작의 고위성 판단 기준이 모호해 국내외적으로 지적받아왔다.
‘징벌’에 초점을 맞춘 언론개혁법안은 윤석열 정부의 언론 정책과 다를 게 없다.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등 언론 4개 단체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 일각의 언론 징벌 배상 추진을 가장 반길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거액의 봉쇄 소송 남발로 비판 언론의 권력 견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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