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용' 당헌 개정 논란에 돌연 '李 심성' 대변한 의도는?
박찬대 "이재명, 너무 착해 나보다 착해"
전문가들 "감성 전략 통한 물타기" 지적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대선 출마가 확실시 되는 이른바 '이재명 맞춤형' 당헌 개정안을 가결할 전망인 가운데, 당 2인자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별안간 이재명 대표의 '착한 심성'을 대변하고 나섰다. 정치권을 통틀어 친명(친이재명)계에서조차 이번 당헌 개정을 두고 비판을 가하는 상황에 지도부가 감성 호소 전략을 통해 당대표 감싸기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17일 중앙위를 개최해 △대선에 출마하는 당대표 또는 최고위원이 선거 1년 전 사퇴해야 하는 현행 당헌 25조 2항에 예외조항을 신설하는 당헌 개정안 △뇌물이나 불법정치자금 등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정지 처분을 폐지하는 당헌 80조 개정안 등을 최종 가결시킬 방침이다.
현행 당헌대로라면 이 대표의 임기는 오는 8월 종료되고, 만약 연임하더라도 차기 대선을 1년 남겨둔 2026년 3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당헌이 개정되면 이 대표는 2026년 6월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고, 차기 대선 선거대책위원회가 꾸려질 시점에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 총선 승장(勝將)인 이 대표 연임을 통해 향후 국회로 넘어올 수 있는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가능성도 높다.
민주당의 이같은 급진적 당헌 개정 시도는 지난 21대 국회를 뒤덮은 이 대표 '방탄 논란'을 재점화 시켰다. 지난 7일 이 대표 최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 받으면서, 수사의 칼 끝이 이 대표를 향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지도부가 부랴부랴 당헌 개정 작업에 속도를 높이면서다.
실제 검찰은 전날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이 대표를 재판에 넘겼고, 이 대표는 자신의 기소 사실을 접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창작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급기야 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심성(心性)'을 대변하기에 이르렀다. 이재명 맞춤형 당헌 개정 논란에 원조 친명계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을 비롯해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지적이 나온 이후다. 이 대표도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지도부에 직접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도부는 긴 설득의 시간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 당무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표가 너무 반대를 많이 해서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대하고 (그날) 밤에 반대하고 오늘 또 반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은 이 대표를 위한 게 아니다. 해당 조항에는 예외가 없기에 보완이 필요한 것"이라며 "대표가 너무 반대하길래 '그냥 욕을 먹으라'고 이야기했다. 욕을 먹더라도 일찍 먹는 게 낫다. 대표가 너무 착하다. 나보다 더 착하다"고 강변했다.
주관적인 이 대표의 성품을 당내 2인자인 원내대표가 직접 기자들 앞에서 대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정치권 안팎에선 당헌 개정에 대한 방탄 논란과 일각의 비판에 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 동정론을 통한 물타기를 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 중진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원내대표가 당대표 더러 '착하다'고 하는, 그것도 기자들 앞에서 그런 주관적 발언을 하는 게 상식적이냐"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은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의 개인 인격보다 정치지도자로서의 이재명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박 원내대표의 '당대표가 착하다'는 발언은 감성적 이미지를 부각시켜 이 대표를 둘러싼 방탄 논란이나 사당화 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부담을 낮추려고 하는 일종의 물타기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당헌 개정 시도가 '이재명 맞춤형'이라는 사실은 누구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대한민국 정당사에 (나쁜 선례로) 남을 만한 사안을 놓고 원내대표가 '나보다 착한 당대표'라고 말하는 건 새삼스럽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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