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여드레 만에 집을 나서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코로나 집콕하다 여드레 만에 집을 나서니눈 가늘게 뿌린 땅에 거대한 영지버섯처럼 붙어 있는맨홀 뚜껑부터 반갑다.
흑백 마름 옷 깔끔하게 차려입고 걸어 다니는까치도 반갑다.
어제는 후배가 아내를 잃었다는 문자를 받고전화로 봉투 부탁만 하고 말았지.
하늘에선 구름이정교하게 입 하나를 만들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집콕하다 여드레 만에 집을 나서니
눈 가늘게 뿌린 땅에 거대한 영지버섯처럼 붙어 있는
맨홀 뚜껑부터 반갑다.
흑백 마름 옷 깔끔하게 차려입고 걸어 다니는
까치도 반갑다.
별 생각 없어도 즐겁게 오르내린 서달산하고는
눈인사를 하자.
어제는 후배가 아내를 잃었다는 문자를 받고
전화로 봉투 부탁만 하고 말았지.
오늘 아침, 나갈까 말까 망설이다
마스크 꺼내 쓰고 집을 나선 내가 반갑다.
하늘에선 구름이
정교하게 입 하나를 만들고 있다.
무슨 말을 할까?
무슨 말을 하든!
모르는 사이에 버스가 왔다.
-황동규 시집 ‘봄비를 맞다’에서
일상의 단절을 의미했던 코로나는 잊혔다. 그렇게도 소중했던 일상을 어느덧 우리는 지겨워한다. 거리의 맨홀 뚜껑에, 공원의 까치에, 힘들게 살고 있는 나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보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명수에 “코리아 칭챙총”…인도서 인종차별 당했다
- “호텔 보고있나”… 6천원 성심당 빙수, 너무 싸서 논란
- ‘테라사태’ 권도형 6조원대 벌금 납부키로… 민사 합의
- “싱크대서 발 씻어”…‘세계2위’ 中밀크티 체인점 발칵
- “들어온지 10분 지났습니다” 中 공중화장실 타이머 ‘논란’
- 인천공항 한복판서 테니스를?… 커플 행동에 ‘시끌’
- BTS 맏형 진 드디어 아미 품으로… “너무 기뻐 두 번 울어”
- 배달음식에 실 넣고 “환불해줘요”…딱걸린 상습 커플
- “아줌마 출입 금지”… 헬스장 ‘노줌마존’ 놓고 시끌
- “그 XX들 때문에”… ‘버닝썬 연루’ 누명 고준희의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