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거야 독주에 “의회 독재”…윤·한 회동엔 “열려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을 무기로 22대 국회 들어서자마자 ‘입법 독주’에 속도전을 내자 여당인 국민의힘뿐 아니라 대통령실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이라 브리핑 등을 통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삼가고 있다. 하지만 참모들 사이에선 “야당이 독선을 넘어 의회 독재를 하고 있다”는 거친 말들이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결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면죄부를 주려고 (민주당이) 이러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 일각에선 4·10 총선 이후 영수회담 등 협치 필요성을 강조해 왔던 당정이 다시 강경 모드로 전환해 야당과 대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야당의 이런 모습은 거부권(법률안 재의요구권) 행사의 필요성을 더욱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내에선 민주당의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뿐 아니라 최근 잇달아 발의되고 있는 각종 판검사 압박 법안에 대해서도 “삼권 분립을 무너뜨리는 행위”라는 우려가 잇따랐다.
민주당은 최근 이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실형(1심,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해당 수사 검사들을 특검하는 내용의 대북송금 특검법을 발의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유죄 판결을 근거로 지난 12일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이에 대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소가 웃을 일”이라며 “누가 봐도 별건 기소에 조작 기소”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외에도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이나 위증 강요를 처벌하는 수사기관 무고죄 처벌 법안을 발의하고, 판사나 검사가 법을 왜곡해 부당 기소나 판결을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 왜곡죄’ 도입도 검토 중이다. 한 대통령실 참모는 “사법부의 판결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 출마는 상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선 “언제든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 달 23일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 80%와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차기 대표를 선출하기로 13일 결정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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