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축구 노예?' 선수들이 FIFA 고소, 사상 초유의 사태…과도한 경기 요구에 폭발

김환 기자 2024. 6. 1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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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들이 국제축구연맹(FIFA)을 고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FIFA와 산하 대륙별축구연맹, 각국축구협회가 한통속이 돼 선수들 체력을 고려하지 않고 이들을 소모품으로 취급, 지나치게 많은 경기 일정을 배치한 탓에 선수들 분노가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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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축구 선수들이 국제축구연맹(FIFA)을 고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FIFA와 산하 대륙별축구연맹, 각국축구협회가 한통속이 돼 선수들 체력을 고려하지 않고 이들을 소모품으로 취급, 지나치게 많은 경기 일정을 배치한 탓에 선수들 분노가 폭발했다. 일부 선수들은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경기에 뛰도록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선수들이 (내년 여름)새로운 FIFA 클럽월드컵을 앞두고 FIFA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주도한 설문조사 결과, 조사 대상이었던 선수들 중 50%가 부상을 입었음에도 경기를 뛰라고 강요당했다는 답을 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와 프랑스프로축구선수협회에서 벨기에 법원을 통해 유럽사법재판소에 회부를 요청했다.

선수들이 분노한 결정적인 이유는 새로 개편되는 클럽월드컵 일정 때문이었다. 지난해 FIFA는 2025년부터 클럽 월드컵을 4년 주기로 열고 참가팀을 대폭 추가해 대회 전체적인 경기 수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때문에 미국에서 열리는 2025년 대회는 총 32개팀이 출전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레알 마드리드부터 첼시,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른 뮌헨, PSG(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13개 명문 구단들을 비롯해 각 대륙 클럽들이 이 대회에 참가한다. 한국에서는 최근 K리그 2연패에 성공한 울산HD가 클럽월드컵에 나선다.

참가팀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선수들이 뛰어야 하는 경기 수도 많아졌다. 리그 경기와 각종 컵 대회, 국가대표팀 경기까지 치러야 하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이다. 기존에도 선수들은 한 시즌에 50경기 이상을 치르는 점을 두고 체력적 문제를 호소했는데, 클럽월드컵 확대 개편으로 인해 더 큰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선수들이 짊어져야 하는 체력적 부담은 경기장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유럽에서 뛰는 아시아 선수들이나 남미 선수들은 A매치 기간마다 먼 거리를 비행해서 오가야 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체력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다. 부상에도 노출된다.

'텔레그래프'에 의하면 FIFPro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선수들 중 50%가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서는 걸 강요당했다고 답했고, 감독들 중 82%는 선수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선수들을 기용했다는 답을 제출했다.

'텔레그래프'는 "FIFPro는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클럽월드컵에 대한 경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말했다"라며 FIFPro 유럽 회장인 데이비드 테리어의 말을 전했다.

테리어는 "모든 대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이 문제를 유럽 법원과 ECJ(유럽사법재판소)에 제출해 선수들의 기본 권리가 존중되도록 하는 건 우리에게 달려 있다. 이는 근본적인 문제다"라고 말했다.

PFA의 경우 선수들이 휴식을 보장받는 법적 권리를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래프'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역시 이에 동참하면서 지친 선수들이 파업을 할 준비도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이번 소송으로 FIFA의 태도가 바뀔지는 미지수다. FIFA의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법적 소송 가능성에 대해 "쓸데없는 논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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