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도시로 낙인, 떠나야 하나”…절규한 이곳 시민
밀양 주민 A씨 “차라리 가해자 신상 밝혀졌으면”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밀양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부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은 서울에서 진학했다는 A씨는 최근 직장 문제로 온 가족이 밀양에 내려와 함께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최근 밀양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출장 갔다가 KTX 밀양역에서 내리는데 기차 안에 사람들이 다 저만 쳐다보는 것 같았다”며 “아이들 학교 이름도 다 밀양으로 시작해서 나중에 대학가거나 사회생활을 할 때 ‘밀양’ 이름만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을까 걱정된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밀양시장은 대체 뭐하는지 아무런 대응이 없다. 차라리 철저하게 가해자 신상이 까발려지고 죗값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밀양시청 자유게시판은 과거 밀양 경찰 등 공권력의 부실대응을 비난하는 글들로 도배돼 있다. 사건 발생 당시 밀양시민 대부분이 외지에서 온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감쌌고, 경찰 등 공권력도 피해자 신원 노출과 막말로 2차 가해를 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여기가 강간특별시 밀양이냐” “사람인지 짐승인지 의심스럽다. 피해자 잘못이라고 투표한 64프로의 시민들도 제가 보기엔 다 한통속”등 다소 거친 표현의 글도 게재돼 있다. 이는 밀양 성폭행 사건 이후 2005년 밀양성폭력상담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밀양시민 6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 이상(64%, 396명)이 피해 여성 책임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밀양 시민에게 이사가라는 조언도 남기고 있다. 한 누리꾼은 “금전적으로 도움을 못 드리지만 보금자리를 바꾸시는 게 아이들에게 좋을 것 같다. 제 주변에도 밀양 출신 80년대 중반 태생들은 검증 비슷하게 몰아가는 분위기가 있다”고 적었다. 다른 누리꾼들도 “얼른 이사가라” “부산행 KTX 타고 밀양 지나가는데 여기가 거기구나 싶더라. 평생 밀양하면 성폭행 사건만 생각날 듯” “요새 초등생들도 너 밀양사람이냐 하면서 놀린다더라. 도시 이름을 바꿔야 할듯”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한편 밀양 사건 관련자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최근 경남경찰청은 사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 B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장 2건과 진정서 13건 등 총 15건이 접수된 상태라고 전해졌다. 현재까지 김해중부경찰서에 2건, 밀양경찰서에 13건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가해자 신상 공개와 관련해 현재까지 15건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접수됐다”며 “1명의 진정인이 퍼 나르기 한 다수의 블로거 등을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해 진정 사건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밀양서에 진정된 사건은 밀양서에서 기초조사를 한 뒤 김해중부서로 병합 수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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