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거짓말 논란에 퇴직금 400억도 달라는 남양유업 전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2021년 5월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거짓말 논란이 불거진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이 남양유업을 상대로 퇴직금 444억원 상당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 5월 30일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을 상대로 퇴직금 443억5775만원을 지급하라는 퇴직금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남양유업 자기자본의 6.54%에 해당하는 규모다.

홍 전 회장은 고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장남으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다 지난 1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한앤코에 경영권을 넘겨줬다. 홍 전 회장이 재임하는 기간 남양유업은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하는 갑질 논란과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거짓말 논란으로 수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소비자들은 거센 불매운동을 전개했고 남양유업은 만신창이가 됐다.

앞서 홍 전 회장은 이미 170억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수령하려 했으나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홍 전 회장이 지난 2023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인을 포함한 임원의 이사보수 한도를 50억원으로 정하는 결의에 찬성표를 던진 이른바 ‘셀프 책정’은 불법이기에 이를 근거로 산정한 퇴직금은 재산정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남양유업 측은 “이번 소송액은 홍 전 회장이 임의로 산정해 요구한 것으로 구체적인 기준은 알 수 없다”며 “법적 절차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