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대룰 민심 20% 반영에 "민심 받든다는 말조차 민망"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경선 때 당심·민심 반영 비율을 8대 2로 사실상 확정하면서 총선에서 참패하고도 위기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당내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13일 이번 전당대회에 적용할 경선 규칙을 당원 투표 8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로 변경하기로 한 데 대해 “20%라는 비율은 민심을 받든다는 말을 하기조차 민망하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이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국민 여론 30% 반영이라는 제자리로 돌아가도 모자를 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전대 룰에 대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8대2 전당대회 룰은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미흡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총선에서 대승한 민주당의 민심 반영 비율인 2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더 작아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우리 당의 혁신 방안이나, 연금 개혁 등 미래 비전에 대한 경쟁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오로지 특정인의 출마 그리고 계파나 권력 충돌 여부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고 말했다.
또 “달라져야 국민의 신뢰를 얻고, 혁신해야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킬 수 있다”면서 “우리는 더 반성하고, 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25%인데 우리는 최소한 30~50%는 반영했어야 했다”라며 “패배한 당이 아니라 승리한 당의 모습 같다”고 비판했다.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실제 응답하시는 분들은 저희 당을 굉장히 관심 있게 보시는 분들이거나 당원이다.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5대 5나 6대 4가 됐을 때 실질적으로 7대 3이나 8대 2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민심 반영이 더 많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대 출마를 시사한 김재섭 의원은 “사실상의 퇴행”이라며 “그전에 있었던 전대룰(3·8 전대 전 기준 7대 3)은 됐었어야 우리가 좀 변화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었을 텐데 7대 3보다 더 퇴행한 8대 2가 됐기 때문에 변화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찬성하는 의견도 있었다. 전대 출마 후보군에 포함되는 나경원 의원은 “공천보다 전대에서 적게 반영하는 것이 맞다”며 “그간 비대위와 당헌·당규 특위에서 많은 논의 끝에 결정한 것. 여러 논의 끝에 냈다고 생각한다”고 찬성의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다음 달 23~24일 진행될 전당대회에 적용할 경선 규칙을 당원 투표 8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로 변경하기로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투표 100% 룰을 도입했지만 총선 참패 후 새 지도부 선출 과정에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총선에서 민심의 변화에 당이 긴밀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차원이었다.
이에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를 통해 룰 변경에 나섰고 전날 당심 80%·민심 20% 안과 당심 70%·민심 30% 안으로 압축한 후 이날 비대위에서 민심 20% 반영으로 결론 내렸다. 역선택 방지 조항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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