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아내 살해 동기가 게임?" KBS '스모킹건'에 발끈한 게이머들

박현주 2024. 6. 1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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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남편이 만삭 아내를 살해한 사건의 원인으로 게임 중독을 다룬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모킹 건'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게임이용자협회는 지난 6일 KBS2에서 방영된 '스모킹 건'의 '만삭 아내를 살해한 남편, 그 이유는?' 편에 대해 방심위에 방송심의 신청 민원을 제기했다고 13일 밝혔다.

협회가 민원을 통해 문제 삼은 부분은 해당 방송이 남편 백씨의 주요 범행 동기로 게임을 거론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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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을 결정적 범행동기처럼 호도"

의사 남편이 만삭 아내를 살해한 사건의 원인으로 게임 중독을 다룬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모킹 건'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게임이용자협회는 지난 6일 KBS2에서 방영된 '스모킹 건'의 '만삭 아내를 살해한 남편, 그 이유는?' 편에 대해 방심위에 방송심의 신청 민원을 제기했다고 13일 밝혔다. 해당 방송은 2011년 발생한 의사 부인 사망사건을 다뤘는데, 당시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의사 백모씨는 2013년 대법원 판결에서 징역 20년 형이 최종 확정됐다.

지난 6일 방송된 KBS2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모킹 건'. [이미지출처=유튜브 'KBS 추적60분' 캡처]

협회가 민원을 통해 문제 삼은 부분은 해당 방송이 남편 백씨의 주요 범행 동기로 게임을 거론한 점이다. 방송에 출연한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남편 백씨가 하루에 1~2시간, 대학생 때는 8~10시간씩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에게는 인생도 마치 미션이나 퀘스트를 깨듯 전략적으로 끌고 가려는 성향이 여러 상황에서 엿보인다", "게임은 기존의 세계를 부수고 다시 만드는 '리셋'이 가능한데 남편은 이 리셋을 현실 세계에서도 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신청서에서 "문제의 장면은 범행 동기라 단정하기 어렵거나 여러 원인 중 하나에 불과한 취미 생활을 마치 친족 살인이라는 극악 범죄의 결정적 동기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 게임 산업과 게임 이용자를 무시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날 KBS 시청자센터 청원게시판에도 같은 취지의 글을 올려 시민 동의를 구하고 있다. 협회장인 이철우 변호사(법률사무소 문화)는 청원 글에서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학업 스트레스, 아내의 불만 표출, 불안을 떨치기 위한 게임 몰입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이라며 "이를 게임 과몰입 또는 현실과 게임의 혼동 증상으로 인한 것처럼 설명하는 해당 방송 내용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양 방송해 시청자를 혼동케 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상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특히 해당 장면이 '공영방송이고 범죄에 대해 다룬 것'이라는 점에서 방송심의규정의 기준이 엄격하게 지켜져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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